돈까스 전문점 '사본텐'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체 캘리스코가 식자재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 캘리스코 홈페이지 갈무리
돈까스 전문점 '사본텐'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체 캘리스코가 식자재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 캘리스코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사보텐’과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체 캘리스코가 위기에 처하게 됐다. 범LG가 오너 3세들의 경영권 분쟁이 재개되면서 정상 영업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 모태인 아워홈으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경우 적자 전환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 경영권 분쟁 2라운드?… 삐걱대는 ‘남매 기업’

법인설립 10년째를 맞은 캘리스코가 기로에 서게 됐다. 외식업체에 생명줄과도 같은 식자재 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문제의 발단은 아워홈 구본성 부회장과 캘리스코 구지은 대표의 경영권 분쟁이 재발된 데 기인한다. 아워홈이 지난 3월 캘리스코에 재료 공급 중단 등을 담은 내용 증명을 발송하자, 아워홈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식자재 공급 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일방적인 공급 중단 통보가 불합리하다며 법원에 ‘SOS’를 요청한 것이다.

업계에선 두 업체 사이의 갈등 이면에는 구 부회장과 구 대표 남매의 경영권 다툼이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범LG가 여성 가운데 보기 드물게 회사 살림에 참여해 온 구 대표는 2015년 2월 아워홈에서 구매식재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으며 차기 경영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부사장직을 맡은 지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다시 이듬해 1월 등기이사로 복귀했지만 두 달 만에 다시 직을 내려놔야 했다. 구 대표의 오빠인 구 부회장이 회사에 몸담게 되면서 발생한 일이다.

이후 구 대표가 관계사인 캘리스코로 소속을 바꾸면서 한동안 잠잠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다 최근 들어서 식자재 중단 공급을 둘러싼 갈등이 터진 것인데, 이를 두고 업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표면상으론 별도 기업인 두 업체는 사실상 아워홈이 ‘갑’의 위치에 있어 언제든 캘리스코의 목줄을 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캘리스코는 2009년 1월 아워홈의 ‘사보텐’이 물적분할 돼 설립된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또 캘리스코는 아워홈으로부터 2,000여종의 식자재와 정보기술(IT) 지원 서비스를 공급받고 있다.

◇ 비상걸린 식자재 공급… 적자 전환 위기감↑

아워홈 측은 공식적으로는 계약서 상 다소 불합리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어 캘리스코 측에 변경을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캘리스코가 별도의 회신 없이 곧바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말하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가처분신청을 냈다는 것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계약서상 내용 등 세부적인 사항은 수일 내로 정리해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구 부회장이 구 대표가 아워홈 2대 주주(20.67%)라는 위치에 불편해 하고 있다는 설에 관해서는 “경영권 분쟁과는 이번 식자재 공급 중단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실제 법원이 식자재 공급 중단 가처분을 기각할 경우 캘리스코는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캘리스코의 아워홈 식자재 공급 의존도는 99%에 달한다. 거래규모만 260억원에 이른다. 사상 첫 적자 전환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돌고 있다. 2009년 설립된 캘리스코는 지난 10년간 매출 규모가 15배가량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들쑥날쑥하고 하며 불안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처음으로 당기순손실(6,000만원)을 남기기도했다.

캘리스코 사내 변호사는 “9월까지는 이익이 나고 있는 상태이지만 식자재 공급에 따라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현재 품질이 허용하는 선에서 대체 업체를 물색해 영업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워홈과 캘리스코의 물품 공급 계약은 오는 10월 12일부터 12월까지 4단계에 걸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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