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희그룹의 내부거래 실태가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
동희그룹의 내부거래 실태가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서민차’ 모닝을 위탁생산 중인 동희그룹의 내부거래 실태가 여전히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를 통해 오너일가 개인회사를 키우고, 이를 승계에 활용하는 전형적인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경차 시장의 대표주자인 기아자동차 모닝은 기아차가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위탁생산’ 방식으로 동희오토가 만들고 있다. 기아차 레이 역시 마찬가지로 동희오토가 생산 주체다.

동희오토는 동희산업과 기아차가 합작 형태로 2001년 설립했다. 현재 지분구조는 동희산업 45.0%, 기아차 35.1%, 피에이치씨 19.9%다.

동희오토가 속한 동희그룹의 지배구조 중심엔 동희홀딩스가 있다. 동희오토의 최대주주인 동희산업을 비롯해 동희정공, 동희 등 주요 국내외 계열사를 지배 중이다. 그리고 이 동희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이동호 동희그룹 회장 51%, 동희하이테크 49%로 이뤄져있다.

주목해야할 곳은 동희그룹 지배구조에서 실질적으로 정점에 위치해있는 동희하이테크다. 이 회사는 이동호 회장의 장남인 이태희 동희하이테크 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동희그룹 자체가 비상장사지만, 동희하이테크는 그중에서도 오너일가 2세의 온전한 개인회사에 해당한다.

문제는 동희하이테크가 철저히 내부거래를 통해 수익을 챙겨오고 있다는 점이다. 동희하이테크는 2014년 2,31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191억원을 내부거래로 채웠다. 비중은 94%에 달한다. 2015년에도 2,365억원의 매출액 중 92%에 해당하는 2,181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한 것이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87% 수준으로 살짝 낮아지기도 했으나, 지난해에는 다시 2,002억원의 매출액 중 99%에 달하는 1,996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처럼 내부거래를 통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린 동희하이테크는 수익성도 좋은 편에 속했다. 사업초기인 2005년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최근 5년을 살펴보면, 2014년 289억원, 2015년 268억원, 2016년 252억원, 2017년 192억원, 2018년 350억원의 안정적인 영업이익 행진을 이어왔다.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가볍게 넘긴다. 지난 13년간 누적된 영업이익은 2,168억원에 달한다.

동희하이테크는 이렇게 거둔 수익을 고스란히 쌓아두고 있다. 매년 쌓인 이익잉여금이 지난해엔 무려 2,704억원에 이르렀다. 동희하이테크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이태희 사장 입장에선, 든든한 ‘현금창고’를 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동희그룹의 내부거래 실태는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재벌 대기업이 아닐 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 모두 비상장사로 법과 규제의 영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향한 세간의 불편한 시선까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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