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남북 군사분계선 위에서 마주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남북 군사분계선 위에서 마주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미국과 북한이 오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서 만나 합의한 지 약 3개월 여 만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일 오후 담화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우리 측 대표들은 조미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조미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사실임을 확인해줬다. 미국의소리방송에 따르면,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과 북한 관리들이 앞으로 1주일 내에 만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회담에 대해 공유할 추가 세부사항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구체적인 의제나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실무협상에는 미국 측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북한 측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특별대표가 미국 측 협상창구임을 분명히 한 바 있고, 김명길 순회대사는 담화문을 통해 스스로 실무대표임을 밝혔었다.

논의의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북한체제보장 및 제재해제를 어떤 식으로 교환할 것인지다. 하노이 협상 당시 미국 측은 ‘선 비핵화 후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일괄타결 합의를 요구한 반면, 북한은 ‘단계적 상호행동’을 주장하면서 끝내 결렬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식”을 언급하는 등 일부 북한 측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분위기여서 긍정적인 결과물이 기대된다.

문정인 청와대 외교·통일·안보 특별보좌관은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곧 대선을 치러야 하고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가시적 성과를 가져와야 한다”며 “김정은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금년 말까지 데드라인을 정하고 그때까지 안 되면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다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도 북미 협상이 재개되는 것을 강력히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협상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 소식에 공식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과 미국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해 조기에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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