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장관을 옹호하며 검찰의 수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뉴시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장관을 옹호하며 검찰의 수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법무부장관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나섰다. 과거 노무현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게 처음 나서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검찰의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방식은 물론이고, 윤석열 검찰총장 개인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시작은 지난 8월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었다. 유 이사장은 “장관 임명하는데 시끄러우면 (국민들이)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적합하다는 답변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 한 뒤 “조국을 꼬꾸라뜨려야 한다는 욕망이 언론보도를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충정은 이해하나 아주 부적절하고 심각한 오바였다”고 했다.

조국 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강도에 비례해 비판 수위도 높아졌다.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유튜브 알릴레오를 통해 “(윤석열 총장이) 내 우려와 건의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서 투망식으로 몰고 있다”면서 “총칼은 안 들었지만 검찰의 난이고 윤석열의 난”이라고 힐난했다. 검찰의 조 장관 자녀 소환에 대해서는 “2차 가족인질극”이라고도 했다.

1일 JTBC 토론회에서는 검찰의 수사를 “우습다”고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도 검찰이 ‘작고 가벼운 사건’을 두 달 동안 결론짓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검찰개혁이 진영논리에 빠졌다는 반대진영의 주장에는 “언론 자체가 다 진영에 속해 있다. 진영논리에 빠지지 말라고 말하는 자체가 진영 논리”라며 “진영 논리가 왜 나쁘냐. 시민들 보고 진영논리에 빠지지 말라는 것보다 멍청한 말이 없는 것 같다”고 항변했다.

유 이사장의 이 같은 행보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진보진영 인사도 적지 않다. 이미 조국 장관의 임명을 두고 진보진영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조국은 적폐청산 컨트롤 타워인 민정수석의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드셨다. 윤석열은 서울지검장으로 MB구속, 사법농단,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처리 내지는 처리하고 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마무리하고 (위선자들과) 얼굴 안 마주치고 살고 싶다”고 했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정의당이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지 않았다는 점에 실망해 탈당계를 제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차기 대권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해석했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유 이사장이 친노 직계지만 친문과는 일정부분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 아니냐”며 “이번 조국 장관 논란을 계기로 친문과 거리 좁히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현종 논설위원은 “조 장관이 이번 파고를 넘으면 차기 대선주자로 쭉 갈 수 있겠지만, 어떠한 변수로 인해 이탈하게 되면 문 대통령 지지층이 어디로 가겠느냐”며 “유 이사장이 큰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논평했다.

물론 유 이사장은 차기 대선에 뜻이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다. “설사 시대가 부른다고 해도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으며, 심지어 “좋은 분이 나타나면 도와주고 싶다”며 킹메이커의 위치로 스스로를 낮추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의도 정가에서는 쉽게 믿어주지 않는 분위기다.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대선을 염두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희정·이재명을 보내고 이제 남은 것은 이낙연과 박원순 정도인데 이낙연 총리는 페이스메이커에 불과하다고 보여지고 박원순 시장은 순혈이 아니니 (대권을) 줄 수 없다”면서 “대권투쟁은 하늘이 정하는 거라고 내가 말한 바 있다. 유시민이 (검찰의 조 장관 수사를) 제일 즐거워 하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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