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업계 1위를 넘어 자동차 내수시장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사위크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업계 1위를 넘어 자동차 내수시장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세가 매섭다. 수입차업계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굳힌 것을 넘어, 아예 내수시장 판매 3위 자리까지 꿰찼다. 벤츠의 고공행진과 국내 자동차산업의 부진 속에 새로운 국면이 연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7,707대. 벤츠가 지난 9월 내수시장에서 거둔 판매실적이다. 국내 수입차업계에서 단연 1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2위 BMW의 4,249대를 한참 웃돈다. 이제는 ‘한때 라이벌’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뿐만 아니다. 벤츠의 9월 판매실적은 국산차업계의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도 모두 뛰어넘었다. 지난 9월 이들의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각각 △7,311대 △7,275대 △4,643대다.

벤츠가 국산차업계를 추월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한국지엠이 철수설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르노삼성이 극심한 노사갈등에 빠져있던 틈을 타 내수시장 4위로 심심찮게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는 쌍용차마저 하락세에 빠졌고, 급기야 벤츠가 사상 처음으로 내수시장 월간 판매순위 3위에 오르게 됐다.

이러한 업계 판도변화는 벤츠의 고공행진과 국산차업계의 부진이 겹치면서 발생했다. 벤츠는 ‘역대급’에 해당하는 월간 판매순위를 기록한 반면, 국산차업계 ‘언더독 삼총사’는 나란히 판매부진의 고민을 안고 있다. 벤츠의 판매실적이 7,000대를 훌쩍 넘어 8,000대에 육박하고, 국산차업계의 판매실적이 7,000대 및 그 이하로 내려앉으면서 근소한 차이지만 순위 역전이 벌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벤츠가 올해 비로소 연간 판매순위 역전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벤츠는 지난해 월간 판매순위에서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으나, 연간 판매순위에서는 역전에 실패했다. 국산차업계가 판매 회복을 위해 할인공세 등에 나선 반면, 벤츠는 물량 부족 문제를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의 상황은 또 다르다. 벤츠의 9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은 5만4,908대로 국산차업계 꼴찌 한국지엠의 5만3,934대보다 앞서 있다. 르노삼성 역시 누적 판매실적이 6만402대에 그쳐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수입차업계 독보적 1위를 넘어 국산차업계마저 위협하고 있는 벤츠가 업계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키워드

#벤츠 #수입차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