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의회 정치’ 복원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수개월째 이어진 정쟁으로 ‘정치가 실종됐다’라는 우려에 따른 행보로 보인다. 사진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5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표와 초월회 회동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 뉴시스
여야가 ‘의회 정치’ 복원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수개월째 이어진 정쟁으로 ‘정치가 실종됐다’라는 우려에 따른 행보로 보인다. 사진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5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표와 초월회 회동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수개월째 정쟁 중인 여야가 ‘의회 정치 복원’에 나선 모습이다. 여야는 최근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각각 ‘정치 현안 협상’을 시작했다. 정쟁과 별개로 산적한 정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비공개 형태로 정치협상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당초 예고한 대로 사법·정치 개혁 법안 처리 등 현안별 토론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불참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구체적인 의제에 대한 논의는 황교안 대표가 참석하는 2차 회의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문 의장 등은 정치협상회의에서 논의할 세부 내용 협의를 위해 실무단 구성에 합의했다. 실무단에는 문 의장과 각 당 대표들이 추천하는 1인씩 모두 6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여야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사법 개혁 관련 법안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이들은 각 당 원내대표와 관계된 의원 1명까지 포함한 ‘3+3 협의체’를 구성해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주부터 여야 원내대표 중심으로 (사법 개혁 법안과 관련한) 3당 간 협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라고 말했다.

◇ ‘정치 위기’ 의식한 행보일까

여야는 한목소리로 ‘의회 정치 복원’을 주문하고 있다. 정쟁이 이어질 경우 ‘의회 정치가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의장은 지난 7일 “국회는 사회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녹일 수 있는 용광로가 돼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대립과 혼란을 부추기는 모습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라면서 “이대로 가면 대의민주주의는 죽는다”라고 우려했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1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특히나 더 중요한 것은 국회의 정치적 복원”이라며 “이제는 국회로 돌아와서 국민의 부름, 따끔한 질책, 아픔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조속히 열리기를 바라보겠다”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11일, 상무위원회의에서 “지금 정치가 서초동만 바라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광장정치, 선동정치로 세(勢) 대결을 과시하는 것은 스스로 정당정치를 부정하고 의회정치를 무력화하는 일”이라면서 문 의장을 비롯한 여야 5당 대표가 참여한 정치협상회의에 대해 “정치 복원의 출발점이자 국회가 해야 할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여야가 정치 협상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사실 지금은 갈등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이 결국 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오겠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단 뭐가 잘 되는지 결론을 기다리기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만나서 뭔가 하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나라가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라는 점을 (여야가) 직시한 것”이라며 “일단 만나서 대화를 해야 뭐라도 되지 않겠냐”라고 부연해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