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당체제로 출발한 20대 국회가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다시 양당체제로 회귀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다당체제로 출발한 20대 국회가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다시 양당체제로 회귀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국회가 양당체제로 되돌아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대 총선 결과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자리 잡으면서 만들어진 다당체제가 다음 국회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정당 지지율은 원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다당제’를 기치로 내세웠던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은 사실상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실시해 11일에 발표한 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7%, 한국당 27%, 정의당 7%, 바른미래당 5%, 우리공화당 0.4%, 평화당 0.3%로 나타났다.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주와 비교해 3%p 상승했고, 민주당 지지율은 3주째 그대로였다.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1%p 하락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양강구도는 최근 들어 뚜렷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줄곧 40% 이상으로 고공행진 중이던 민주당의 지지율이 다소 하락한 반면,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해 양당의 격차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주간동향 조사를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조 장관 사태가 본격화 된 9월 1주차에 38.6%이었고 10월 1주차에는 38.3%, 10월 2주차에는 37.5%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반면, 한국당은 9월 1주차 29.2%, 10월 1주차 33.2%, 10월 2주차 34.1%로 상승세를 타며 10월 2주차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 범위(±2.5%p) 내인 3.4%p까지 좁혀졌다.

조 장관을 둘러싼 찬반 여론이 이른바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 두 갈래로 나뉘면서 양당의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최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선거 시즌도 아닌데 양 극단이 상당히 결집하고 있다”며 “모름, 무응답과 같은 유보층이 굉장히 줄어들어서 선거 때와 동일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전통적 보수텃밭인 ‘PK’(부산·경남)지역의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당은 해당 여론조사에서 PK지역 지지율이 전주대비 12%p 올랐다.

◇ 바른미래당 ‘내분’에 정의당 존재감도 ‘미미’

무엇보다 제3지대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정의당 등이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 탓이 크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한국당과의 통합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평화당은 대안신당(가칭)과 분당된 이후 존재감이 미미하다. 진보정당으로서 오랫동안 ‘제3당’의 위치를 지켜왔던 정의당마저 ‘조국 정국’에 들어서며 목소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때는 정의당(의 지지율)이 바른미래당을 멀찍이 따돌렸다. 그런데 요즘은 안 좋다. 단기적으로는 조국 장관 문제가 있다. 조 장관 문제가 두 달 넘게 이어지는 동안 정의당이 초반에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지 않느냐”고 봤다. 조 장관 임명 여부를 놓고 정의당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지층의 실망이 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윤 실장은 “(민주당과 정의당의) 범여권 진영은 궁극적으로 이들의 가치, 실리의 측면에서 합집합을 늘려나가는 게 목표 아니겠나. 말하자면 정의당과 민주당을 합한 몫이 우리 사회 전체에서 얼마나 큰가. 그런데 교집합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교집합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합집합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 진보정당은 때로는 보수정당하고, 때로는 민주당 계열 정당하고 각을 세우면서 의제를 선도한 것들이 많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서는 그런 모습이 옅어졌다”고 짚었다.

<인용된 여론조사 개요>

리얼미터 9월 1주차

조사기간 9월 2~6일, 전국 성인 2,505명 대상, 응답률 5.4% / 의뢰기관 YTN

리얼미터 10월 1주차

조사기간 10월 2~4일, 전국 성인 2,007명 대상, 응답률 5.6% / 의뢰기관 YTN

리얼미터 10월 2주차

조사기간 10월 7~8일, 전국 성인 1,502명 대상, 응답률 4.9% / 의뢰기관 tbs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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