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재보험이 사회적 책임 경영에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코리안리재보험이 장애인 고용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장애인 채용은 0명에 그쳤다. 주요 경영 가치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지만 책임 고용에 있어선 인색한 모습이다. 여기에 일본해 지도까지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역사적 문제 인식에서도 의문부호를 남겼다. 

◇ 사회적 가치 중요하다더니…

올 국정감사에서도 장애인 고용 실적이 저조한 기업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코리안리재보험도 그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장애인 미고용 사업장 현황’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코리안리재보험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장애인 고용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상시 인력 50인 이상)은 전체 근로자 정원의 일정 비율의 장애인 노동자를 의무 고용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359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코리안리재보험은 10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어야 했다. 

코리안리재보험은 보험업계에선 ‘신의 직장’으로 통하는 곳이다. 코리안리재보험은 직원 평균급여가 보험업계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2,2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직원 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다만 정작 장애인 고용에 있어선 낙제점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코리안리재보험 관계자는 “연간 채용되는 인력이 많지 않다보니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장애인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다각도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일본해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 위치를 안내하면서 ‘일본해’가 표기된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해당 지도는 일본해가 우선 표기되는 지도다. ‘동해’는 일본해 부분을 돋보기 기능으로 확대해야만 괄호안에 병행 표기된다. 독도의 경우,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다. 이는 구글의 글로벌 버전 지도를 연동한 결과로 보인다. 

코리안리재보험이 홈페이지에 회사 위치 안내를 사용하면서 일본해가 표기된 지도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코리안리재보험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해 지도 사용은 국내에선 예민한 이슈다. 수년전부터 많은 기업들이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다가 뭇매를 맞고 교체한 바 있다. 최근엔 일부 공공기관들이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기관에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리는 일도 있었다. 

코리안리재보험 관계자는 “홈페이지 지도의 경우, 다른 외부 업체를 통해서 관리하고 있다”며 “바로 확인한 뒤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코리안리재보험은 국내 유일의 재보험 전업사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의 일부를 다른 보험사에 인수시키는 것으로 일종의 ‘보험을 위한 보험’으로 불린다. 코리안리의 1963년 국영인 대한손해재보험공사로 출범해 1978년 민영화됐다. 이후 고(故) 원혁희 코리안리 명예회장이 1998년 10.15%의 지분을 취득하고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인수했다. 현재는 고 명예회장의 아들인 원종규 사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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