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가 오는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뉴시스
이낙연 총리가 오는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오는 22일부터 예정된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총리가 참석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무역규제에 따른 갈등국면이 지속돼 부담이 커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대신 이낙연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행사 참석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22일에는 즉위식 및 궁정연회에 참석하며 23일에는 아베 총리가 주최하는 연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가 즉위식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과 개별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 총리 역시 아베 총리와 면담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도 일본 정계 및 재계 주요인사 면담과 동포대표 초청 간담회 일정 등도 수행한다.

이 총리의 이번 방문은 강제징용 판결 후 1년 여 만에 처음 열리는 최고위급의 공식 방문행사다. 한일 무역갈등 해결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특히 이 총리는 언론인 시절 도쿄 특파원을 지냈고, 의원시절에는 한일의원연맹 수석부회장을 맡는 등 지일파로 통한다. 무엇보다 2005년 당시 일본 국회의원이었던 아베 총리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 함께 식사를 하며 소주를 마셨던 개인적 인연도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복귀와 지소미아 연장을 포함한 수출규제 이전으로 한일관계를 되돌리는 일이다. 생색내기용 심사완화 등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무역규제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는 아직까지 없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수차례 언급했으며, 이 총리 역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시행령을 고쳐 수출규제를 광범위하게 깔아놓은 상태에서 이것을 전제로 허가를 잘 해 달라는 식으로는 해결이 될 수 없다. 언제든지 마음먹는 데 따라 유동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해결이라는 것은 완전한 원상회복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으로 한일관계가 한 번에 원상복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아베 총리는 “국가 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며 한국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최근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한일 고위급 간 접촉면을 넓히고 대화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에 계속 대화요청을 하고 외교적으로 충분히 해결을 하자고 한 쪽은 우리 측이었다. 대화와 협의 요청에 대해 일본이 거부를 해왔다”며 “완전한 원상회복을 하려면 사전에 조금 더 긴밀한 대화가 더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일본의 태도변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일왕즉위 식 때 총리가 가는 것은 대화의 수준이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