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에 인수된 스킨푸드가 힘겨운 회생 절차의 길을 걷고 있다. / 스킨푸드
최근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에 인수된 스킨푸드가 힘겨운 회생 절차의 길을 걷고 있다. / 스킨푸드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에 품에 안겨 정상화에 작업에 착수한 스킨푸드를 향한 불안한 시선이 가시질 않고 있다. 2,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으로 채무 변제를 위한 실탄을 마련했지만,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 자본 바닥나고 대외 창구 마비… 정상화 ‘아득’

가맹점주들과의 마찰과 경영난에 시달려온 스킨푸드의 영업점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스킨푸드의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해 스킨푸드의 전체 점포는 126개로 전년 대비(564개) 7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점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가맹점 수를 150개 이하로 줄이고 인터넷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조윤호 전 대표의 계획이 실현된 것이다.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도 급감했다. 2017년 전국에 336개 직영 점포를 보유한 스킨푸드는 그 수를 24개로 축소시켰다. 이 또한 브랜드 성장의 밑천이었던 로드샵을 대신해 H&B스토어와 온라인 역량을 키우겠다는 판매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 체질 개선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해 재기를 위한 체력이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스킨푸드의 연매출은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지며 경영난에 빠져있음을 입증했다.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652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스킨푸드의 연매출이 1,000억원에 도달하지 못한 건 2007년 이후 11년만의 일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200억원에 육박하며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당긴순손실은 400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재무 상태도 악화일로다. 만성적 손실로 인해 잉여금이 바닥나면서 자본이 완전히 잠식됐다.

설상가상 법정관리에 상태에 있는 스킨푸드는 회계기록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못해 감사인으로부터 지난해 의결 거절 판정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에는 감사받지 않은 재무제표만이 등재돼 있다.

최근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 파인트리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시장 예상치를 넘는 거액을 배팅해 스킨푸드와 자회사 아이피어리스의 채무를 갚는데 별다른 수고를 하지는 않겠지만,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란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5월 스킨푸드는 “망하지 않았는데도 망했다는 소문으로 사재기를 유발했다”는 장난기 섞인 문구가 가득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마케팅, 홍보 등 핵심 인력들이 줄줄이 빠져나가 대외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존 대륭서초타워에서 나와 사무실을 이전했지만 홈페이지에 전화번호 등 주요 정보들이 제대로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다. 법원에서 파견된 관리인이 기업회생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스킨푸드의 조직이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