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조국 법무부장관 규탄 집회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조국 법무부장관 규탄 집회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자진사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유한국당이 고무된 분위기다. ‘조국 정국’ 장기화로 지지층 결집의 효과를 본 만큼 이후 대여투쟁 공세를 보다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공개한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0.9%p까지 좁히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국당은 조 장관 사퇴 이후에도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압박하며 ‘조국 공세’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조국은 물러났지만, 국정 정상화는 지금부터다. 조국과 그 일가에 대한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야말로 불의와 불공정을 바로잡고 국정을 정상화하는 첫 걸음이다. 검찰은 흔들림 없이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 장관 사퇴에 대해 “사필귀정(事必歸正·결국 바르게 돌아간다)”이라며 “조국 사퇴로 검찰 수사가 흐지부지 돼선 안 된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는 정권과 관련된 부분도 있지 않느냐 하는 강한 의심도 있다”고 했다.

김성원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그동안 가족의 수사를 방해하며 법치를 무너뜨리고, 국민을 기만해 온 조국의 사퇴는 지금도 그 때가 늦었다”며 “대통령은 무자격 장관을 임명하여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고, 조국과 조국 가족에 대한 엄정한 수사로 법치와 민주주의를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국 정국’ 이후가 관건

한국당은 조 장관 사태가 길어지면서 지지율 ‘호재’를 톡톡히 누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과 10~11일 조사해 이날 발표한 10월 2주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34.4%로 전주 대비 1.2%p 상승했다. 민주당은 3.0%p 하락한 35.3%로 집계됐다.

민주당과의 격차는 오차범위(±2.5%p) 내인 0.9%p로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최저치다. 지지율 집계를 일별로 나눠서 보면, 지난 11일에는 한국당(34.7%)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민주당(33.0%)을 앞선 경우도 있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나 원내대표는 “정당 지지율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내부 분위기는 확실히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비상식, 비정상에 대한 국민의 화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 한국당으로서 다시 국민의 신뢰를 든든하게 가져올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여당에 대한 분노가 지지율에 반영된 것 같다. 지지율로 나타난 민심을 반영해 제1야당으로서 대안을 제시하는 대안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조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한국당의 투쟁 동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감지된다. 조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강경대치는 한국당의 ‘야성’을 드러낼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여당 지지층이 결집하며 다시 한국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은 일단 오는 19일 예정했던 광화문 집회에 대해 재논의를 거치기로 한 상황이다.

나 원내대표는 “투쟁하기 위한, 투쟁을 위한 투쟁이 아니었다”며 “조국 사퇴로 일단락 된 부분은 있지만, 조국 사태로 여러 여진은 남아있다. 이런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했다.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지율 격차가 줄긴 했지만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우리 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여전히 60%를 넘었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