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9일 장외집회를 재개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조국 정국’에서 결집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투쟁 동력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시스, 그래픽=김상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19일 장외집회를 재개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조국 정국’에서 결집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투쟁 동력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시스, 그래픽=김상석 기자

시사위크=은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오는 19일 광화문 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장외집회의 목표가 흐트러지는 것 아니냐는 고민도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 전반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조국 정국’에서 장외집회를 열 때마다 지지율 상승효과를 누려왔던 한국당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 전 장관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두 달, 정치권과 여론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조 전 장관에 대해 찬성하는 국민과 반대하는 국민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집회를 진행했고 정치권 역시 ‘조국 블랙홀’에 빠졌다. 이 같은 대치는 조 전 장관이 지난 14일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자진사퇴하면서 일단락됐다.

지난 3일 개천절 집회를 열어 조 전 장관 사퇴 여론을 한껏 고조시켰던 한국당도 조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당황한 분위기였다. 19일 계획했던 ‘조국 사퇴’ 집회를 지속할지 여부를 두고 당 지도부가 모여 논의를 했다. ‘조국 사퇴’로 끌어올린 투쟁동력이 막상 조 전 장관의 사퇴로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한국당은 하루 동안의 고민을 거쳐 집회를 계획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내 “국민보고대회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외교·안보 등 민생실패와 공정과 정의 실종을 국민에게 고발하고, 잘못된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대회로서 분야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며 국민들에게 실상을 낱낱이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 사퇴’라는 구호에서 문재인 정부 전반을 비판하는 집회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고로 보인다.

◇ 다시 광장으로… "10월 항쟁은 지금부터"

당이 장외로 나갈 때마다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그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20대 국회 후반기에 제1야당의 지지율 상승세는 고무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당은 꾸준히 지지율이 상승해 지난 14일 발표된 리얼미터·YTN의 10월 2주차 주간 집계 여론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과 0.2%p 격차로 최소치를 기록했다. <7~8일, 10~11일 조사 /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국당이 장외집회를 재개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조국 정국’에서 결집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투쟁 동력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 전 장관 사퇴 후 “성난 민심이 고작 조국 사퇴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다. 10월 항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보수성향 논객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론적으로 보면 정당이 광장의 정치를 주도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10월 3일과 9일을 통해서 표출된 광장의 민심은 단순히 조 전 장관 문제뿐만 아니라 지난 문재인 정부 국정에 대한 국민의 비판과 불만이 표출된 것이기 때문에 이 열기와 에너지는 야당의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활용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그동안에는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었는데 씨름으로 이야기하면 이제야 한국당 입장에서는 샅바를 잡은 형국”이라며 “결국 내년 총선은 정권 심판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권에서는 국정의 안정성, 개혁의 연속성을 이슈로 삼을 수밖에 없는데 다음 총선도 그런 정치적 양극화의 조건 하에서 치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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