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인 유승민(사진) 바른미래당 의원이 연일 보수통합 발언을 내놓으며 자유한국당과 정서적 거리 좁히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인 유승민(사진) 바른미래당 의원이 연일 보수통합 관련 발언을 내놓으며 자유한국당과 정서적 거리 좁히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연일 보수통합 관련 발언을 내놓으며 자유한국당과 정서적 거리 좁히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총선이 반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 개혁보수 세력의 한국당 통합 및 연대 움직임을 경계해왔던 당권파는 "우려했던 일"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다.

유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변혁 의원 비상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가 밝힌 원칙에 대해 생각이 정리되면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며 "중요한 건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와라', '낡은 집 다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만나자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당과 통합 조건으로 이같은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어 16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는 "한국당이 개혁보수의 모습을 보이며 제대로 변하면 오늘 당장이라도 합칠 수 있다고 3년 내내 말해왔다"면서 "(황 대표가) 보수재건에 대해 대화하자고 하면 언제든 만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개혁보수를 인정하면 통합 논의가 가능하다'는 제 생각에 한국당에서 양극단의 반응이 있기에 황 대표의 고충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유 의원의 제안에 한국당 일부 친박세력도 동조하면서 보수통합의 긍정적인 기류도 감지됐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탄핵을 되돌릴 수도 없는데 우리끼리 싸우면 결국 문재인 정권만 이롭게 된다는 인식에 동의한다"며 "유승민 의원이 보수 통합과 혁신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을 높게 평가하고 방향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국당과 유 의원의 간접 교감이 최근 정치권에 오르내리며 보수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날 유 의원이 "양쪽에서 중간 매개 역할을 하는 분들이 계신다"고 말한 만큼, 실무진을 통한 물밑 접촉도 꾸준히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유 의원의 제안에 반응한 개별 의원들의 간헐적 러브콜이 나오고 있지만, 당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은 아직 보류 중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한창 국감이 진행 중이어서 당에서 (유승민계와) 통합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서 "황 대표는 이미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존중한다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다'는 통합의 대원칙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한국당과 유 의원 측의 연대 움직임 기류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으로 흐르자 "우려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당권파 측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총선 때가 가까워졌을 때 유 의원 측이 한국당과 연대나 통합하려는 것을 우려했다"며 "한국당이 최소한의 여건만 만들어주면 가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손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 못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거대양당의 폐해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를 해보겠다, 대안정당이 되겠다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합친 건데, 지금 유 의원이 한국당과 통합하겠다고 나오면 자기부인이나 다름없다"며 "같이 가고자 노력했지만 유 의원의 마음이 결국은 그쪽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 당이 하나가 되기 어려웠던 것"고 성토했다.

변혁에 동참하고 있는 안철수계 의원들을 향해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신당 합류의 뜻을 명확히 하지 않다보니 그들이 안 전 대표의 뜻을 오인했을 수 있다"면서 "언제든 다시 같이하고 싶다"고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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