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감독들의 작품이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리집’ ‘벌새’ ‘메기’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
여성 감독들의 작품이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리집’ ‘벌새’ ‘메기’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국독립영화계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집’ 윤가은 감독부터 ‘벌새’ 김보라 감독, ‘메기’ 이옥섭 감독까지. 탄탄한 스토리와 섬세한 감수성으로 관객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며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 배턴을 이어받아 김유리 감독이 극장가 저격에 나선다. 영화 ‘영하의 바람’을 통해서다.  

올해 극장가는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먼저 지난 8월 22일 개봉한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은 세대를 불문하고 호평과 공감을 이끌어내며 5만 관객을 돌파, 침체됐던 한국 다양성 영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삼총사의 빛나는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았다.

김보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벌새’는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보편적이고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8월 29일 개봉 이후 꾸준한 흥행 열기 속 누적 관객 12만을 돌파하며 한국독립영화계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관객상과 제45회 시애틀국제영화제 경쟁 대상 등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 9월 26일 개봉한 이옥섭 감독의 장편 데뷔작 ‘메기’도 절찬 상영 중이다.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담았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기록,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옥섭 감독 특유의 참신한 전개와 독특한 유머 등 매력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영하의 바람’이 한국독립영화계의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영화사 진진
‘영하의 바람’이 한국독립영화계의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영화사 진진

오는 11월 개봉하는 김유리 감독의 ‘영하의 바람’도 기대작이다. 혼자 버려진 12살·혼자 남겨진 15살·혼자 사라진 19살,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길 바라는 영하의 일기를 담았다. 단편 ‘저 문은 언제부터 열려있었던 거지?’(2013)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유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하의 바람’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감독조합상과 제25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해 개봉 전부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유리 감독은 누구나 겪어본 적 있는 바람이 몰아치던 시기의 시련과 아픔을 대담한 시도와 섬세한 연출로 새로운 관점의 성장영화를 탄생시켰다는 후문이다. ‘영하의 바람’이 한국독립영화계의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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