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은진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을 저주, 비난, 조롱, 공격하시던 분들이 지금은 윤 총장을 보호하자며 칭송 내지는 옹호하는 급변을 보인다.”

17일 진행된 대검찰청 국정감사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 마디로 요약됐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했을 때부터 윤 총장을 적극 지지해왔던 여당과 검찰총장 후보직 사퇴까지 요구했던 야당의 입장이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대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피감기관장으로 출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하는 여야의 태도는 3달 전 윤 총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치를 때와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엄정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 야당은 윤 총장을 두둔했고, 오히려 여당 의원들은 현재 검찰 수사 방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표창원 의원은 “지난 인사청문회나 작년 서울중앙지검 국감 때 윤 총장님의 가족 이야기를 거론하시던 국회의원님이 지금은 (윤 총장의) 대단한 보호자가 되어있는 상당한 아이러니를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농단 수사 이후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 총장을 향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태도 변화를 꼬집은 것이다.

윤 총장은 “저희가 어떤 일을 할 때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겸허히 비판을 받아들여서 일하는 데 반영하고 또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일할 뿐이다. 국가의 공직자로서 저희가 맡은 직분을 다 할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표 의원은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이번 사건도 표적 수사인지 먼지털이식 수사인지 아니면 자연스러운 수사인지 나중에 다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에선 서울중앙지검이 담당하고 있는 조 전 장관 수사를 사실상 대검이 지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 전 장관 수사를 담당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3차장이 대검 상급부서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등과 ‘JK 카톡방’을 만들었단 사실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임에도 사실상 대검찰청이 모든 수사를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한 것”이라며 “일반적 수사 절차나 방식의 보고체계에 부합하는 것이 맞느냐”고 따졌다. 한 부장은 “언론 주요 기사를 공유하거나 SNS의 동향을 확인하는 방”이라고 설명했다.

◇ “윤석열 사퇴하라”던 한국당, 이젠 “짠하다”

윤 총장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던 한국당의 태도도 급변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때 국정감사, 청문회, 그리고 오늘 세 번째 만남인데 제가 (그 중) 두 번은 굉장히 적대감이 있었다. 쓴소리도 많이 했고 전투력도 활활 타올랐다. 그런데 오늘 서초동으로 오면서 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장님 얼마나 힘들까. 제가 윤석열이라는 사람한테 이런 감정이 들 수 있을까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님은 지금 그대로 그 자리에서 증거와 범죄를 갖고 수사해주시기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같은 당 정갑윤 의원도 “검찰의 위상 정립을 위해서 지금까지 총장이 해 오신 그대로 잘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광화문에 모인 국민들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권력에 굴하지 않는 총장을 기억하며 대통령과 여당, 조국 지지자들의 어떤 겁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믿고 응원한다. 조국 전 수석 일가의 범죄 혐의를 밝혀 반드시 단죄해 공정과 정의, 상식과 양심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주광덕 의원은 “(윤 총장은) 검사 때나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이 된 이후 변하거나 달라진 게 전혀 없고 한결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검사로서 마음가짐이 변한적 있느냐”는 주 의원의 질문에 “정무감각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