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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감스케치] 국토교통위, 때아닌 ‘평양 논란’에 박원순 시장 ‘발끈’
2019. 10. 18 by 서종규 기자 seojk1136@sisaweek.com
17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서종규 기자

시사위크|서울시청=서종규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사임한지 수일이 지났음에도 일부 상임위 국정감사가 여전히 ‘조국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의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국토위는 지난 17일 서울시청 청사 대회의실에서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직원들과 김세용 SH공사 사장,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사장들도 참석했다.

최근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서울교통공사의 김태호 사장이 이날 국감에 참석했다./서종규 기자

◇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 여야 ‘정면 충돌’

이날 국감의 최대 화두는 최근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불거진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이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비리는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고, 민주당 의원들도 이를 지원사격했다. 반면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채용비리와 관련한 검찰 수사까지 언급하며 날선 대립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감사원은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자 1,285명 중 192명이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서울교통공사가 당초 감사원에 제출한 자체조사 결과인 112명 대비 80명이 더 많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헌승 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는 교통공사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자가 112명으로 자체 파악됐는데,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182명으로 늘었다”며 “이런 심각한 상황에도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왜 해임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현재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무기직은 사실상 이미 정규직이다”라며 “박 시장은 감사원 재감사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이 박원순 시장에게 질의하고 있다./서종규 기자

민경욱 한국당 의원 또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고용세습 수단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는 대통령이 강조한 기회의 평등에 어긋나는 것으로, 조국 전 장관 딸의 입시부정과 궤를 같이한다”고 비난했다.

김상훈 한국당 의원은 “이번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는 감사원에서 감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것 같다”며 “박원순 시장은 이와 관련해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임할 수 있냐”고 꼬집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서종규 기자

이에 박원순 시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 오히려 채용비리가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존중하지만, 일부 감사에 대해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재심의를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한 “서울시는 기간제 직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고, 더 나아가 일반직으로 전환하고자 했다”며 “이른바 중규직으로 불리며 차별받는 노동자들에 대한 공정한 처우에 대해 감사원의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반박했다.

여당 의원들도 박 시장에 대한 지원사격을 이어갔다.

김철민 민주당 의원은 “평소 대한민국에서 제일 먼저 감사를 받아야 할 조직이 감사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를 요악하자면 조직적인 채용비리와 고용세습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채용 과정 중에서 부당하게 탈락한 경우에 대해 구제 방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박 시장은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질의하고 있다./서종규 기자

윤호중 민주당 의원 또한 “감사원이 문제를 제기한 내용 중에는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며 “위험을 위주화하고 구의역 김군 사고 같은 일이 계속 일어나도록 놔둬야 한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언급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한국당 의원들이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와 관련해 얼마나 난리를 쳤냐”며 “KT에 자녀를 부정으로 채용하게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서울시까지 와서 국감 방해 움직임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며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번 사안과 전혀 관련 없는 전 원내대표 이야기를 왜 꺼내느냐”고 되물으며 언성을 높였다.

◇ ‘평양 수도 논란’에 높아진 언성

서울시에 대한 국감이었지만, 이날 국감장에서는 때아닌 ‘평양 논란’으로 고성이 오갔다.

김석기 한국당 의원은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민의 민생보다 엉뚱한 곳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며 “올해에만 서울시가 대북교류사업에 150억원을 투입했고, 서울시가 시민 세금 8억원을 들여서 평양시 발전계획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일이 되면 대한민국의 수도를 평양으로 옮길 셈이냐”고 물었다.

이 발언이 고성의 도화선이 됐다. 박원순 시장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져 현안 질의가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아무리 국감장이지만, 시장은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한다”며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에게 평양을 수도로 할 것이냐는 질문은 예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김 의원에게 해당 질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어 “시장을 모독하고, 시민 전체를 모독하는 질문이다”라며 “서울시장에게 수도를 평양으로 옮길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되물었다. 이에 김 의원은 “질문에 답변을 안 하는 것이야말로 상임위 위원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박순자 국토위 위원장이 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서종규 기자

공방이 오가며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이에 박순자 국토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헌법과 국회법에 의해 실시되는 엄정한 국감장에서 위원들의 질의는 국민의 목소리”라며 “전 국민이 국감을 보고 있는데, 우리 위원회는 원래 이렇게 고성이 오가는 위원회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은 본인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신중한 답변을 부탁드린다”며 “질의하는 위원들도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에서 질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공공 와이파이 사업, 광역교통망 구축 등 서울시가 진행 중인 사업을 비롯해 공정성 논란을 빚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에 대해서도 위원들의 강한 질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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