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의류업체인 유니클로가 ‘위안부 모독’ 논란에 휘말린 광고 송출을 중단했다./ 사진은 논란의 유티클로 광고영상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계 의류업체인 유니클로가 ‘위안부 모독’ 논란에 휘말린 광고 송출을 중단했다. 하지만 성난 여론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는 20일 공식 입장문에서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한 글로벌 시리즈로,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지만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19일부터 디지털을 포함한 대부분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다”며 “일부 방송사는 사정에 의해 월요일부터 중단된다”고 덧붙였다.

유니클로는 최근 공개한 후리스 광고 영상에 ‘위안부 비하’ 의도를  담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광고에선 98세 패션 컬렉터 할머니와 13세 패션 디자이너 소녀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10대 여성은 90대 할머니의 패션을 칭찬하면서 “제 나이 때 어떻게 입었냐”는 묻고, 90대 할머니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맙소사,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한다. 

문제는 해당 영어 대사를 우리나라 말로 옮겨 제공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유니클로는 해당 광고의 한글판 버전에서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는 할머니의 대답을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의역해 자막으로 제공했다. 유니클로는 당초 대화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80년 전’이라는 단어를 등장시켰다. 이는 한국어 광고에만 등장한 의역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니클로가 우리나라의 위안부 관련 문제 제기를 조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80년 전인 1939년은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강제징용을 본격화하면서 조선인 여성이 위안부로 동원되던 시기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유니클로 측은 해명에 나섰다. 유니클로 측은 “광고를 보시는 분들이 바로 즉각적으로 이해하시기 쉽도록 글로벌 광고와는 별도로 한국에서 추가적으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에 대해 자막처리 했을 뿐”이라며 “어떤 의도도 없는 광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유니클로의 광고를 비판하는 패러디 영상까지 나왔다. 20일 유튜브에는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특정 대상을 조롱하는 의도가 없습니다)’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90세 양금덕 할머니가 등장한다. 영상은 유튜브 학생이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답한다.

해당 광고를 계기로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다시 크게 불거질 조짐을 보이자 유니클로는 광고 송출을 중단했다. 유니클로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후 불매운동의 집중 타격이 돼 온 곳이다. 최근 유니클로의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으로 국내 불매운동이 소강상태에 진입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지만 이번 논란으로 다시 여론은 싸늘해진 모습이다. 유니클로의 광고 중단에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운동 여론이 불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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