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에 위치한 동서석유화학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뉴시스
울산시 남구에 위치한 동서석유화학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울산에 위치한 동서석유화학에서 안타까운 산업현장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가뜩이나 반일감정이 고조된 시기에, 일본 전범기업 계열의 회사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 더욱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주말인 지난 19일 오후 2시쯤이다. 울산시 남구에 위치한 동서석유화학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동서석유화학에 따르면, 무게 0.3톤 상당의 설비 부품이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떨어져 아래에 있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2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50대 근로자 A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또 다른 50대 근로자는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정기보수 작업 중 발생했다. 동서석유화학 관계자는 “설비 부품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무언가에 걸려 고정 벨트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선 경찰 및 고용노동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사고 현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정기보수 작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동서석유화학 관계자는 “현재 협력업체 및 유가족과 보상 문제 등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한 동서석유화학은 일본계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가뜩이나 최근 반일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 더욱 싸늘한 시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충주비료와 미국 스켈리 오일의 합작사로 1969년 설립된 동서석유화학은 현재 일본 아사히카세이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1970년대 스켈리 오일이 보유 중이던 지분 50%를 인수한데 이어 1990년대 후반 나머지 지분 50%를 사들였다.

1931년 설립된 아사히카세이는 일본을 대표하는 화학기업이자 섬유, 주택, 건축재, 전자, 의약품, 의료 등 사업분야에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곳이다. 특히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2012년 조사·발표한 299개 전범기업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동서석유화학이 올린 적잖은 수익을 매년 일본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의 경우 1조973억원의 매출액과 1,8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배당을 통해 1,561억원을 가져갔다. 2018년 역시 1,6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1,416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고, 지난 2년의 배당성향은 모두 86%에 달했다. 2017년의 경우 배당성향이 43%로 다소 낮아지기도 했지만, 2016년엔 무려 6,207%의 배당성향을 기록하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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