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감독 팀 밀러) 주역들이 한국을 찾았다. (왼쪽부터) 나탈리아 레이즈·맥켄지 데이비스·아놀드 슈왈제네거·린다 해밀턴·가브리엘 루나·팀 밀러 감독. /뉴시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감독 팀 밀러) 주역들이 한국을 찾았다. (왼쪽부터) 나탈리아 레이즈·맥켄지 데이비스·아놀드 슈왈제네거·린다 해밀턴·가브리엘 루나·팀 밀러 감독.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아윌 비 백(I’ll be back).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가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감독 팀 밀러)로 돌아왔다. 시리즈 원작자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자로 컴백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액션 마스터 팀 밀러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져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시리즈를 대표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린다 해밀턴과 라이징 스타들의 신선한 조합으로 기대를 더하고 있다.

1984년 개봉한 ‘터미네이터’ 1편과 1991년 관객과 만난 ‘터미네이터2’는 혁신적인 스토리와 최첨단 특수효과가 조화된 최고의 SF 액션 블록버스터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 편 모두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입증, 현재까지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여섯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심판의 날 그 후,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져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 분)와 최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최강의 적 터미네이터 Rev-9(가브리엘 루나 분)이 벌이는 새로운 운명의 격돌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 스케일로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그리고 오늘(21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주역들이 내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팀 밀러 감독과 주연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린다 해밀턴·맥켄지 데이비스·나탈리아 레이즈·가브리엘 루나가 참석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연출한 팀 밀러 감독. /뉴시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연출한 팀 밀러 감독. /뉴시스

◇ 팀 밀러 감독 “여성 캐릭터의 활약, 새로운 의미”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영화 ‘데드풀’로 화려하게 데뷔한 팀 밀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작자로 복귀한 제임스 카메론과 팀 밀러 감독은 시나리오 기획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협의하며 캐릭터를 구축해나갔고, ‘터미네이터 2’의 타임라인을 잇는 새로운 스토리 라인을 탄생시켰다.

특히 여성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이목을 끈다. 팀 밀러 감독은 “시리즈 내내 여성 캐릭터들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번 시리즈는 사라 코너의 여정을 이어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팀 밀러 감독은 “남자 주인공이 나와서 모든 것을 때려 부수고, 복수하는 영화는 많다”며 “ 나도 그런 영화를 좋아하고 자라면서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여성 캐릭터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훨씬 흥미롭다고 생각했다”며 “이전에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느낌을 주고, 여성 주인공이 많이 등장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팀 밀러 감독은 여성 캐릭터만이 해낼 수 있는 차별화된 액션 담는데 중점을 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이면 넣지 않았을 액션 시퀀스를 넣기도 했다”면서 “차별이 아니라 느낌이 달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인간성과 감성적인 면이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게 재밌었고, 그 차이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로 돌아온 아놀드 슈왈제네거. /뉴시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로 돌아온 아놀드 슈왈제네거. /뉴시스

◇ 아놀드 슈왈제네거 “여전히 팔팔해”

시리즈의 상징적 캐릭터인 T-800 역의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지난번 (한국에) 방문했을 때 ‘아윌 비 백’(다시 돌아오겠다)이라고 했었는데, 터미네이터는 약속을 잘 지킨다”면서 “다시 방문하게 됐다. 훌륭한 배우, 감독과 함께 오게 돼서 기쁘다”고 영화 속 명대사로 취재진에게 인사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에 대해 그는 “기적과 같은 일”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배우가 된 것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훌륭한 시리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다”며 “이 영화는 내 전체 커리어에 큰 영향을 줬다. 시리즈 성공에 힘입어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시리즈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베일에 싸여있는 T-800의 과거 스토리부터 최첨단 터미네이터 Rev-9과의 대립을 특유의 카리스마로 표현할 예정이다. 특히 1947년생으로 올해 72세인 그는 액션 연기에 대한 여전한 자신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액션 섭외가 와도 준비된 태세로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는 많을지 몰라도 여전히 팔팔하고, 쓸모 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터미네이터’는 보편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며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을 거다.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성공을 자신했다.

28년 만에 시리즈에 합류한 린다 해밀턴. /뉴시스
28년 만에 시리즈에 합류한 린다 해밀턴. /뉴시스

◇ 린다 해밀턴 “1년 동안 트레이닝하며 준비”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 중 하나는 사라 코너 역의 린다 해밀턴의 컴백이다. 시대를 앞서간 혁신적인 여성 캐릭터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던 린다 해밀턴은 ‘터미네이터2’에서 대표적인 전사 캐릭터로 거듭났다. 이후 시리즈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린다 해밀턴은 28년 만에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로 돌아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린다 해밀턴은 “1년 동안 트레이닝을 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코스튬을 입고 세트장에 왔는데, 굉장히 자연스러웠고 바로 캐릭터와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촬영 기간에도 좋은 호흡을 유지했고, 재밌고 기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린다 해밀턴을 향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먼저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린다 헤밀턴이 복귀한다고 했을 때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데 동시에 린다 헤밀턴이 큰 부담을 갖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강인한 여성 캐릭터에 대한 기준을 스스로 높여놨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시 돌아온 린다 헤밀턴은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고, 거의 모든 액션을 직접 해냈다”면서 “출연을 결정한 이후부터 매일매일 트레이닝을 했다고 들었다. 쉽지 않았을 텐데 모든 것을 다 극복하고 해냈다”고 칭찬했다.

또 “첫날 액션 하는 걸 봤는데 ‘터미네이터2’ 만큼이나 멋있고,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60대 여배우가 스크린 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배우들과의 작업도 즐거웠지만, 린다와 함께 해서 정말 좋았다”고 극찬했다.   

나탈리아 레이즈도 린다 해밀턴에 대해 “모두에게 사랑을 베풀어줬다”며 “카메라 안에서든 밖에서든 항상 친절하고 관대했다. 영감이 됐고, 롤모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조언을 하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자발성을 발휘할 수 있게 격려해줬다”며 “행동을 통해 모범을 보여줬고, 그것만으로도 최고의 조언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워했다.

또 “배우뿐 아니라 훌륭한 사람이자 인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린다 헤밀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그레이스를 연기한 맥켄지 데이비스. /뉴시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그레이스를 연기한 맥켄지 데이비스. /뉴시스

◇ 맥켄지 데이비스·나탈리아 레이즈·가브리엘 루나, 새로운 주역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시리즈 상징인 배우들뿐 아니라 라이징 스타들이 의기투합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기계로 강화된 인간이자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져 그레이스는 맥켄지 데이비스가 맡았다.

팀 밀러 감독은 타고난 신체 조건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게 하는 흡입력을 가진 맥켄지 데이비스가 그레이스 역에 적격이라 생각했다. 팀 밀러 감독은 “맥켄지가 그레이스 역 오디션을 봤는데, 처음부터 모든 것이 훌륭했다”며 “최고였고, 강한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모든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맥켄지 데이비스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린다 해밀턴이 연기한 사라 코너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터미네이터 2’는 옛날 영화 같지 않다”며 “사라 코너는 당시에도 시대를 앞선 캐릭터였고,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 있는 의미를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이후 그려졌던 강인한 여성 캐릭터들의 시초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대니 역을 맡은 나탈리아 레이즈(왼쪽)와 Rev-9으로 분한 가브리엘 루나. /뉴시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대니 역을 맡은 나탈리아 레이즈(왼쪽)와 Rev-9으로 분한 가브리엘 루나. /뉴시스

나탈리아 레이즈는 그레이스가 지키려는 단 하나의 인간이자 새로운 인류의 희망 대니로 분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통해 할리우드에 입성한 그는 오디션에서 놀라운 연기를 선보여 제작진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팀 밀러 감독은 나탈리아 레이즈에 대해 “대니 역에 지원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며 “폭넓은 오디션을 진행했었는데, 나탈리아가 오디션장에 들어왔을 때 이 사람이라는 느낌이 바로 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나탈리아에게 대니가 남동생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 대해 설명했는데 갑자기 울더라”면서 “설명만 했는데도 우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타고난 배우”라고 극찬했다.

대니를 제거하기 위해 미래에서 온 최첨단 터미네이터 Rev-9은 가브리엘 루나가 맡았다. 시리즈의 오랜 팬이었던 가브리엘 루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잇는 터미네이터를 연기하게 된 것에 대해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놀드는 최고의 액션 히어로이고,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캐릭터”라며 “그의 역할을 넘겨받아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오디션에 갔을 때 내가 유일한 터미네이터라는 것을 깨닫고 흥분됐다”고 말했다.

또 “‘터미네이터’의 힘이나 스피드 등 모든 능력들이 업그레이드됐다”면서 “신선한 시각으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특히 인간적인 면을 표현하고 싶었다. 인간의 행동을 정확하게 하면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모습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차별화된 터미네이터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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