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오는 12월 오픈월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야생의땅:듀랑고' 서비스를 종료한다. /뉴시스
넥슨이 오는 12월 오픈월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야생의땅:듀랑고' 서비스를 종료한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넥슨이 개척형 오픈월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야생의땅:듀랑고(이하 듀랑고)’ 서비스를 오는 12월 종료한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 중 실험적·모험적 게임을 다수 선보였던 넥슨이지만 듀랑고 서비스 종료를 시작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작업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듀랑고는 현대 지구에서 공룡 시대로 넘어온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면서 가상 사회를 만드는 MMORPG로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을 개발한 이은석 왓스튜디오 디렉터의 작품이다.

넥슨은 5년6개월간 2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개발한 끝에 지난해 초 출시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흥행에 아쉬움을 남겼다. MBC 예능 프로그램으로 관심 끌기에는 성공했지만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듀랑고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넥슨은 마지막 에피소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퀘스트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K와 X를 주축으로 처음과 연결되는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또한 듀랑고 서비스를 종료한 후 유저들이 일군 개인섬을 계속 볼 수 있고 다른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보존 방법을 마련중이다. 서비스 종료일은 오는 12월 18일이며 듀랑고 공식 홈페이지도 삭제될 예정이다.

넥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과 논의 끝에 사업적 판단으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며 “레퍼런스가 없는 새로운 시도를 했던 타이틀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유저들을 만족시킬 게임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듀랑고 서비스 종료 소식에 업계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년 넘게 운영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고 넥슨 만큼의 대형게임사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실험적 장르의 게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넥슨에서 보이는 움직임을 보면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는 더이상 미루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최근 몇 년새 국내 게임사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적잖은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넥슨도  올해 그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초 출시한 ‘스피릿위시’, ‘린:더 라이트브링어’, ‘트라하’, ‘크레이지아케이드BnB M’ 등 신작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냈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1,377억원을 기록했고 다수의 신작 출시 영향으로 매출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결국 넥슨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모바일 게임 ‘히트’와 ‘M.O.E’, 5월에는 PC온라인게임 ‘니드포스피드 엣지’, ‘배틀라이트’, ‘어센던트 원’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수십명의 인력을 투입했던 ‘프로젝트G’, 8년간 개발해온 ‘페리아 연대기’ 등 기존에 추진하던 프로젝트도 드롭했다. 이러한 상황에 매출 하위권을 맴돌던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앱 순위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던 지난 16일 기준 듀랑고 매출 순위는 구글플레이 320위, 앱스토어 300위였다. 현재는 매출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과 드롭된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자금을 확실한 성과를 끌어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로울 수 있다는 주장도 업계선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를 비롯해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 듀랑고가 높이 평가되기도 했지만 실제 매출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며 “수익성을 개선한 후 새로운 도전이 있었던 경험을 발판 삼은 넥슨의 또 다른 실험과 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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