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노동신문-뉴시스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노동신문-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이가 각별하다는 북측 고위 인사의 발언이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북측이 직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워싱턴 정가의 적대정책을 비판함으로써 '새로운 계산법'이 필요하다는 자신들의 북미협상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4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개인명의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조미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는 보도를 주의깊게 봤다”며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국무위원회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 친분관계가 굳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고문은 “며칠 전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를 만나 조미관계 문제를 비롯해 대외사업 현안들을 보고했을 때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 관계가 각별하다는데 대해 말했다”면서 “이런 친분관계에 기초해 조미 사이에 가로놓인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두 나라 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식견 및 의사와 거리가 멀게 워싱턴 정가와 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 작성자들이 아직도 냉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지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고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그간 미국 측에 요구했던 ‘새로운 계산법’을 재차 내놓으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현장시찰 다음 날 나왔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대북제재 완화의 일환으로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있게 해달라는 뜻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금강산 방문에 대미외교를 총괄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참석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북한이 대화의 뜻을 재차 밝히면서 조만간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11월 초 북미 실무협상이 열릴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켄트 해르스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특사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과 미국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수주 안에 양측에 초청장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국과 북한에서 발신되고 있는 메시지를 굉장히 무게감 있게 또 의미있게 분석을 하고 파악하고 있다”며 “(북미 협상이) 암울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처럼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계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협상의 의지를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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