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허인 은행장 2기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국민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B국민은행이 허인 은행장 2기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최근 허 행장의 연임이 사실상 결정돼서다. 취임 후 우수한 경영성과를 보여 온 만큼 연임은 일찌감치 점쳐져 왔던 일이다. 다만 과제가 적지 않은 만큼 허 행장의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을 전망이다. 

◇ 허인 행장, 연임 사실상 확정

KB금융지주는 지난 2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허인 현 은행장을 재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추위 측은 재선임 후보 추천 배경에 대해 “2017년 취임 후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끌어왔고, 적극적 소통과 화합의 경영으로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후보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룹의 4대 중장기 경영전략의 일관성 있는 추진으로 리딩뱅크 입지를 강화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1961년생인 허 행장은 지난 2017년 11월 3년 만에 분리경영 체제를 맞이한 국민은행의 수장에 오른 인사다. 국민은행은 2014년 이른바 ‘KB사태’로 내홍을 겪은 후, 3년간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 체제가 운영됐던 바 있다. 허 행장은 큰 탈 없이 분리경영 체제를 안정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도 손발을 잘 맞춰왔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실적 성과도 눈에 띄었다.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2,243억원으로 전년대비 2.28% 증가했다. 작년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되면서 이익 증가폭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경상이익 성장세는 견고하다는 평이 나왔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규모다. 전년도 명동사옥 매각이익이 소멸되고 올해 디지털화(Digitalization) 및 희망퇴직 관련 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다. 다만 허 행장이 취임하기 직전과 비교하면 수익 외형은 확대된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2017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1조7,930억원을 시현한 바 있다. 

◇ 업황 악화 돌파구 찾아야 

이 같은 다양한 성과가 인정돼 허 행장은 재선임 기회를 잡게 됐다. 허 행장의 선임은 내달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은행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재선임 임기는 1년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무난한 선임이 예상된다. 

2기 체제를 준비하는 허 행장의 과제는 가볍지 않다. 초저금리 시대가 다시 찾아오면서 은행권의 업황은 얼어붙고 있는 추세다. 최근 기준금리는 2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내렸다.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한지 3개월만의 일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슈다. 최근 은행권이 수익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갈수록 대출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여신 확대도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내년부터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가 도입된다.

허 행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경영 관리에 고삐를 죄고, 새로운 먹 거리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품고 있다. 또 금융의 디지털화에 발맞춰 사업구조 혁신에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 

글로벌 사업 이슈도 빼놓을 수 없다. 국민은행의 글로벌 사업은 주춤세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춰 동남아 영업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 노사 화합 등 조직 안정화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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