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문제로 가맹점주의 폐점을 결정한 써브웨이에 대해 공정위가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제재를 준비 중이다. / 써브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위생 문제로 가맹점주의 폐점을 결정한 써브웨이에 대해 공정위가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제재를 준비 중이다. / 써브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쾌속질주를 이어오던 써브웨이의 선로에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이른바 ‘영어 갑질’ 논란을 불러온 가맹점주와의 분쟁에 공정위가 적극 개입하면서 폭풍성장을 이어온 써브웨이 브랜드 이미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 “미국 가서 소명”… 영어 갑질 재점화

써브웨이의 ‘영어 갑질’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해 이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사로부터 폐점 통보를 받은 경기도 지역 A점주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A씨가 위생 문제로 폐점을 통보 받은 데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자 써브웨이코리아 본사가 ‘미국 중재센터에 직접 이의를 제기 하라’라고 한 게 논란의 핵심이다.

자칫 성장가도를 달리던 써브웨이의 발목을 잡을 뻔 했던 당시 사안은 본사 측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양측에 비등한 여론이 조성됐다. 써브웨이는 A씨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본사의 조치가 결코 부당하게 이뤄진 게 아님을 강조했다. 특히 써브웨이는 “(A씨 점포가) 위생 및 식자재 관리 소홀 등 민감한 지적 사항이 빈발했던 곳으로, 전국 매장 중 고객 컴플레인이 가장 많은 매장”이라며 폐점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약관법 위반 여부에 관해서는 이미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해당 사항 없음’으로 심사 절차가 종료되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통과 의례처럼 겪어온 갑질 이슈에서 써브웨이는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고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듯 했다.

하지만 사안은 쉽게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콜릭클락 써브웨이코리아 대표는 지난 18일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추혜선 의원의 ‘글로벌 기업의 갑질 횡포’라는 지적에 대해 “본사와 대화를 통해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 하겠다”고 직접 답해야했다. 국감 단골손님인 CEO들의 대거 등장 없이 비교적 조용히 치러졌다고 평가되는 올해 국감에서 콜릭클락 대표는 증인대를 피하지 못했다.

◇ 국감 불려간 써브웨이… 공정위 제재 임박

국감까지 불려간 써브웨이는 결국 공정위의 칼날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28일 추선혜 의원(정의당)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써브웨이가 A씨 매장에 폐점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심사보고서를 상정했다. 공정위는 내달 열릴 소회의에서 제재 내용을 확정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PPL 등을 통해 10~30대 젊은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 급성장을 거듭해 온 써브웨이가 사실상 첫 체재를 받게 되는 것이다.

1991년 한국 땅을 밟은 써브웨이는 고전을 면치 못하다 지난 4년 사이에 폭풍 성장했다. ‘건강한 패스트푸드’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햄버거의 대체재로 급부상했다. 본사 차원에서는 드라마와 예능 등 방송 프로그램을 적극 후원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 올렸다. 그 결과 2013년 70여개에 불과했던 점포는 3년 만에 217개로 늘었다. 2017년 300개 돌파에 성공한 써브웨이는 400개 점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써브웨이는 직영점 없이 전 매장을 가맹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중립적 국제기구인 ‘미국분쟁해결센터’(American Dispute Resolution Center) 중재 결과에 불복한다면, 국내에서 국내법에 따라 소송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소명을 위해 가맹점주가 반드시 뉴욕 현지를 방문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전화 소명도 가능하며, 영어 소통이 어렵다면 통역을 이용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위로부터 가맹사업법 위반에 대한 공정위의 심사 의견이 정리된 심사보고서를 전달 받았으며, 이에 대한 소명 자료를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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