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국민의당계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찬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국민의당계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찬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대표 유승민)'에 동참하는 국민의당계 의원 7명이, 같은 국민의당계 당권파·호남계 의원들과 갈등을 해소하고 당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정례회동을 두 차례 모임 만에 갑작스럽게 파기했다.

변혁 국민의당계 권은희·김수민·김삼화·신용현·김중로·이동섭·이태규 의원은 29일 오후 성명을 내고 "오늘 회의를 끝으로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22일과 이날 오전 국회 주승용 부의장실에서 정례회동을 가졌다.

범(凡)국민의당계 의원들이 지난 22일 회동에서 "국민의당의 창당정신을 재구현할 것"(김수민)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데 이어 29일 회동에서 "분열하지 말고 대동단결해 중도개혁정당 성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김동철)는 긍정적 모습을 내비친 뒤 반나절 만에 갈라선 것이다.

변혁 국민의당계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어제 손학규 대표는 신당 창당이라는 충격적인 계획을 밝혔다. 그럼에도 정례회동에선 당을 와해시키려는 손 대표의 계획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회동에 참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제3지대인 바른미래당의 창당, 전문성을 갖춘 참신한 인재의 발굴, 안철수와 유승민의 결합 모두 안 전 대표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라며 "손 대표는 리더십을 상실해 사퇴 결단을 요구받는데도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자산을 빼앗으려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또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가치와 자산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손학규 중심의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은 파렴치한 수법"이라며 "역대 정당의 창당과 합당, 소멸과정을 봐도 이렇게 부도덕한 행태는 없었다"고 했다.

당권파는 이같은 성명서에 대해 "어이가 없다"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변혁 국민의당계가 성명서를 통해 밝힌 '손 대표의 창당'은 전날(28일) 손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운 정당의 대표가 돼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인사를 모시겠다"며 "새로운 대통합 개혁정당이 다음 총선에서 정치구조 개혁의 깃발을 들 것"이라는 발언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 대표의 '대통합 개혁정당' 발언은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나왔다. 당시 그는 "거대양당의 극한대결을 지긋지긋해 하는 국민들을 새로 모으겠다. 대통합 개혁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 8월 20일 '손학규 선언'을 통해서도 "좌우, 보수와 진보, 영남 호남의 모든 개혁세력이 제3지대에서 함께 모여 대통합 개혁정당을 만들자"고 했다.

더구나 이들 국민의당계가 참여하고 있는 변혁에서는 유승민 대표가 '신당창당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새집 만들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공언한 상황이다. 따라서 변혁 국민의당계가 "신당 창당이라는 충격적인 계획"이라며 국민의당계 정례회동 파기와 동시에 손 대표를 향해 맹비난을 퍼붓고 나선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날 국민의당계 정례회동에 참석한 당권파 측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어이가 없다. 우호적으로 의기투합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봤는데, 이런 성명서를 낼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신당 창당은 변혁에서 준비하는 거고, 우리는 방점이 인재 영입"이라고 했다.

이어 "유 대표가 이탈하면 인재 영입해서 당을 안정시키고 손 대표가 (직을) 내려놓겠다는 건데, 바꿔말해 유 대표가 나가지 않으면 손 대표는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 입장이 변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 성명서를 낸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다른 당권파 측 핵심 관계자도 "뒤통수도 이런 뒤통수가 없다. 대통합 개혁정당을 어제만 말한 게 아니고 그 전부터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손 대표가 마치 신당의 주인이 되는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면서 본인들 하고싶은 방향대로 쓴 것 같다"며 "유 대표가 신당창당추진위원회를 조속히 마무리 짓는다고 하던데 그것에 대한 입장이나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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