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예산 3,000억원 투자와 AI 전문인력 1,000명 육성 계획

이필재 KT 마케팅 부문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AI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고객이 있는 곳 어디든 KT의 AI가 함께하는 ‘KT AI Everywhere’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다.”

이필재 KT 마케팅 부문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개최된 'KT AI 전략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KT는 이날 간담회에서 AI 생활화를 이끌기 위해 AI 전문기업(AI Company)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5G 네트워크 고도화에 맞춰 AI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KT는 향후 4년간 예산 3,000억원 투자와 더불어 AI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2017년 1월 말 첫 선을 보인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는 출시 1,000여일 만에 국내 AI 기기 중 최초로 가입자 200만을 달성했다.

초창기 기가지니는 TV 셋톱박스 형태로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KT는 기가지니를 LTE 스피커 등으로 단말 및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아파트, 호텔, 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오는 11월부터 노보텔 앰배서더에 배치될 예정인 기가지니 호텔로봇./ 박설민 기자

현재 KT는 13개 호텔 1,200여개 객실에서 AI 호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기가지니를 탑재한 호텔 서비스 AI 로봇도 오는 11월부터 노보텔 앰배서더에 배치될 예정이다.

AI 아파트의 경우 2017년 8월에 부산 영도 롯데캐슬 블루오션에 적용했다. 이후 신축 아파트 대상으로 전국 23만세대 수주에 성공했으며 73개 건설사와 협업 중이다. KT는 신축 아파트 외에 기축 아파트로도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KT는 AI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Global) △산업(Industry) △업무공간(Office) △미래세대(Education) 4대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분야에선 AI 호텔을 11월 중 필리핀 세부에서 시범 적용한다. 이를 시작으로 아시아·중동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러시아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MTS에 기가지니 기술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공장, 보안, 에너지, 고객센터 등에서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공장에서는 KT가 보유한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과 AI를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보안에서는 사람과 사물의 선별적 인지와 침입이나 출입감지에 AI를 활용한다.

또한 AI 기반의 통합 에너지관리 플랫폼(KT-MEG)을 바탕으로 건물이나 빌딩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또한 현재 시범 운영 중인 AI 고객센터를 2020년 본격 선보인다. AI 고객센터는 상담 어시스턴트, 음성기반 고객인식, 고객불만(VOC) 자동분류 등 기능을 갖췄다. KT는 AI 고객센터를 심야시간 상담 및 고장접수, 한창 때(peak time) 고객상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업무공간 분야에는 AI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단순 반복업무를 AI가 대체할 수 있는 AI 업무처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 서비스에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챗봇, AI 받아쓰기(STT) 기술이 적용된다. KT 사내망에 적용된 마비서, 전대리 등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서비스는 연간 7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세대를 위한 AI 서비스 역시 강화된다. KT는 일반적인 코딩능력만 있으면 AI 음성인식 단말을 만들 수 있는 모듈인 ‘AI 메이커스 키트’를 지난해 7월 출시했다. 

KT는 AI 코딩교육 패키지인 AI 에듀팩 중급 버전을 올해 6월, 초급 버전을 올해 10월 각각 출시했다. 이와 함께 소외계층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AI 코딩교육을 제공하는 AI 비타민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2020년까지 5,000명 이상을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감성‧언어 △영상·행동 △분석‧판단 △예측·추론 등 4개 지능 영역에서 20여개의 AI 원천기술이 공개됐다. 

감성·언어 부문에서는 스피치 세퍼레이션, 대화스타일링 기계 독해 등을 선보였다. 

스피치 세퍼레이션 기술은 KT가 독자 개발한 음성 분리 기술이다. KT의 AI ‘기가지니’는 스피치 세퍼레이션 기술을 통해 여러 잡음 사이에서 필요한 음성을 추출하는 능력이 극대화 됐다.

대화스타일링 기계독해는 MRC(기계독해)기술을 적용해 기가지니가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을 해석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해주는 기술이다. AI전화상담, AI 감성친구, 실시간 통역 대화 등 다양한 미래서비스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KT의 기가지니가 홈AI봇을 통해 실생활에 구현된 모습./ 박설민 기자

영상·행동 부문에서는 G 모션과 GIGA Beam 기술을 접목한 3D 아바타가 공개됐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G 모션을 통해 촬영한 후 3차원 아바타의 동작으로 생성한다. 이 영상을 GIGA Beam을 통해 실감나는 입체 디스플레이 영상으로 만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분석ㆍ판단 부문에선 막대한 데이터로부터 숨겨진 정보를 찾아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KT가 상용화한 ‘닥터로렌(Dr. Lauren)’은 AI가 통신 장애를 분석해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빠른 시간에 복구하는 기술로 향후 통신망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측·추론 부문에서는 스스로 상황을 예측 및 분석하고 이를 추론해 상황에 대한 실시간 조치와 적합한 솔루션을 추천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기가트윈(GiGAtwin)’은 작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가학습으로 실제와 같은 트윈 모델을 생성해 문제해결을 도출하는 기술이다. 이는 서울시 교통신호체계, 빌딩 에너지 등의 최적화에 활용되고 있다.

KT는 이번에 공개한 20여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AI 생태계를 주도할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AI 엔진 ‘지니’를 탑재한 AI 단말을 2025년 1억개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KT는 데이터에 기반한 AI로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계획이다. AI의 예측·추론 지능은 독거노인의 고독사 예방, 감염병 확산 차단, 재난재해 방지와 복구에 활용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은 “출시 1,000여일 만에 기가지니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국민기업 KT는 ‘IT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앞장섰던 것처럼 ‘AI 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자 AI 컴퍼니로 변신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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