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이 트럼프 대통령 등 최고위층에 직접 보고되는 정보를 수집하는 전자정찰기를 주일미군에 29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AP-뉴시스
미 공군이 트럼프 대통령 등 최고위층에 직접 보고되는 정보를 수집하는 전자정찰기를 주일미군에 29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미 공군이 운용하는 RC-135U(컴뱃 센트) 전자정찰기가 일본 오키나와 공군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벳 센트는 미 공군에 2대 밖에 없는 정찰기로,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가 이어졌던 지난 5월 한 차례 주일미군에 배치된 뒤 올해만 두 번째다.

30일 군용기 비행을 모니터링하는 ‘에어크래프트스팟’에 따르면, 미 네브래스카 오펏 공군기지에 있던 컴벳 센트 한 대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미 공군기지로 이동했다. 컴벳 센트는 미세한 전자신호를 탐지해 상대국의 미사일 관련 동향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배치는 북한의 미사일 관련 동향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의아한 것은 RC-135W(리벳 조인트)가 이미 주일미군에 배치된 상황에서 비슷한 정보를 수집하는 컴벳 센트를 다시 배치한 이유다. 리벳 조인트 역시 전자정보 정찰기로 한반도 미사일 관련 동향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른바 ‘군마행군’ 다음날 휴전선 인근을 비행하며 북한을 정찰한 바 있다.

오키나와 미 공군기지로 이동한 RC-135U 컴벳 센트. /에어크래프트스팟 트위터 캡쳐
오키나와 미 공군기지로 이동한 RC-135U 컴벳 센트. /에어크래프트스팟 트위터 캡쳐

전문가들은 컴벳 센트가 정보당국을 거치지 않고 미국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등 최고위층에 수집된 정보를 직접 보고하는 정찰자산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북한 관련 특이동향이 리벳 조인트에 의해 감지됐고, 최고위층의 결단에 앞서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컴벳 센트가 출동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컴벳 센트는 리벳 조인트와 정찰 종목이 비슷하다. 일본에 리벳 조인트가 있는데 컴벳 센트가 왜 왔겠나. 북한에서 굉장히 중요한 군사동향이 감지됐고, 이를 교차검증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 등이 결심을 해야 할 사항이 있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 대표는 판단했다. 지난 5월 초 컴벳 센트가 주일미군에 배치된 적이 있었는데, 이후 북한은 이스칸데르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었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형 발사 전후에도 한반도에서 감시활동을 벌였던 전력이 있다.

최근 북한 고위층의 동향을 살펴보면, 실무협상이 불발될 경우 군사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24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라”라고 경고했고, 27일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영원한 친구는 없다”고 엄포를 놨다. 급기야 29일에는 북한 서열 2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까지 나서 “공고한 평화냐 일촉즉발의 위기냐 중대한 기로”라며 미국을 압박했다. 고위인사들을 동원해 압박 강도를 높였음에도 통하지 않는다면, 실력행사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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