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산의 한 행사에서 대입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산의 한 행사에서 대입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인재 1호’로 영입하려 했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상징성이 큰 ‘인재 1호’에 논란이 있는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당내 의견이 적지 않아서다. 특히 최고위원들이 반대로 돌아서면서 마냥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장이 포함된 1차 인재영입 대상자 명단을 공개하려 했다. 하지만 박 전 대장이 이른바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불명예 전역했고, 부인은 공관병 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반대 목소리가 거셌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20~30대 젊은 청년들의 공감까지도 고려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결국 전날 발표된 한국당 최종 영입 대상자 명단에 박 전 대장은 빠졌다.

황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인재영입에 제동이 걸리면서 당 안팎에서는 당대표 리더십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의 지시로 당 공천혁신 방안을 주도했던 신상진 의원은 “조국 사태로 인한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야 정상인데 오히려 더 안 오르고 있는 것은 당 운영을 잘못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걱정과 지지층의 우려가 많다”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작은 문제들이 쌓여서 결국은 당 운영에, 대표의 리더십에 흠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당 안팎 ‘황교안 흔들기’ 본격화

황교안 대표가 1차 영입인재 중 한명인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에게 당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대표가 1차 영입인재 중 한명인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에게 당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뉴시스

물론 황 대표는 리더십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황 대표는 “‘왜 지금이냐’ ‘왜 그 분이냐’ 등 여러 이야기들이 있을거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오히려 당이 살아있다는 증거”라며 “대표가 한 마디 하면 찍소리 못하는 정당을 희망하고 있는 것인가. 그걸 리더십 (타격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천을 앞두고 곳곳이 지뢰밭이어서 황 대표 체제를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당 일각에서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심심치 않게 나올 정도다. 박 전 대장 영입과 명단배제 과정에서 황 대표의 약한 정치기반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박찬주 한 명도 최고위 문턱을 못 넘겼는데, 현역 물갈이는 과연 가능하겠느냐”고 했다.

보수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박근혜 탄핵’을 기준으로 유승민 의원 측과 우리공화당의 간극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자칫 어설픈 봉합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홍문종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황 대표는 자신을 받들고 있는 사람들 눈치도 봐야 되겠고, 또 우리공화당 눈치도 봐야 하고, 그렇다고 유승민이라는 탄핵찬성 세력들을 또 무시해서는 안 될 것 같고, 이런 것들에 대해 좌고우면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며 “이런 식으로 중구난방으로 가면 국민들에게 외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기 과오는 인정하지 않고 자리보전에만 연연하고 있고, 당 지도부는 오락가락 갈팡질팡 하면서 당이 혼돈상태로 가고 있다”며 “패스트트랙 수사의 칼끝이 다가오고 있는데 이를 책임지고 해결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가 자기 잘못은 회피하면서 공천에만 목메고 있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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