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사진촬영 계기로 조우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뉴시스
단체사진촬영 계기로 조우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갈라 만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짧게 조우했다. 양 정상 내외는 같은 줄에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에 임했으며 이 과정에서 몇 초간 웃는 얼굴로 악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주최의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 앞서 단체사진 촬영 시간에 아베 총리와 같은 줄에 서서 악수를 나눴다. 일본의 언론들도 이 장면에 관심을 보이며 한일 관계개선 가능성을 주목했다.

하지만 양 정상의 대화 분위기는 조성되지 못했다. 만찬 입장 시 각국 정상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며 환담을 할 수 있지만, 아베 총리가 기념촬영 시간에 딱 맞춰 입장하면서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 만찬 테이블도 달랐다. 문 대통령 내외는 태국 총리 내외 및 리커창 중국 총리 내외와 같은 테이블이었지만, 아베 총리는 다른 테이블에 배치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의 갈라 만찬의 경우 가까운 거리에서 오랜 시간 함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진솔한 얘기를 주고 받는다”면서도 “대통령 테이블 중심의 몇몇의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선을 그었다. 아베 총리와 테이블이 달랐기 때문에 깊은 대화를 나눌 분위기가 전혀 조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갈라 만찬 외에도 양 정상은 이번 태국 방문을 계기로 최소 세 차례 이상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아베 신조 총리도 함께 자리할 전망이다. 다만 청와대에 따르면,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한일 정상회담은 마련되지 않는다. 오는 15일 칠레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APEC 정상회담이 취소되면서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12월 하순 개최가 추진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될 경우 별도의 한일 정상회담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 역시 무역규제 등 갈등현안이 첨예해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에서 “현재까지 한일 양자 정상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일본이) 자세와 태도 측면에서 약간의 유연성이 있다고 느낄 뿐 원칙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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