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드릴십 계약해지라는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뉴시스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계약해지라는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주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을 이어가던 삼성중공업이 연말을 앞두고 뜻밖의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2013년과 2014년 수주한 드릴십 2척이 계약 해지되며 당장 1조원가량의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계약해지 공시와 함께 2척의 드릴십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2013년 8월과 2014년 4월 그리스 선사 오션리그로부터 수주한 드릴십이다. 2018년 오션리그를 인수한 스위스 선사 트랜드오션이 지난달 계약 해지 의향서를 삼성중공업 측에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드릴십의 계약 규모는 각각 8,544억원과 7,656억원으로 총 1조6,2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삼성중공업은 5억2,400만달러(약 6,000억원)의 선수금만 몰취하게 됐다. 당장 1조원가량을 회수하지 못하게 됐을 뿐 아니라, 드릴십 매각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드릴십 매각 등을 통해 계약 해지로 인한 재무적 영향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해양플랜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매각이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깊은 수심의 해역에서 원유 및 가스 시추작업에 투입되는 드릴십은 유가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최근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고 불확실성 또한 커지면서 큰 변수가 생겼다. 유가가 높던 시절 대거 이뤄졌던 드릴십 수주가 최근 줄줄이 계약해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선 모처럼 좋았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된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의 아쉬움을 딛고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향해 순조로운 발걸음을 이어오고 있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 문제로 분주한 가운데, 차분하게 수주 소식을 전하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드릴십 계약해지로 당장 1조원대 손실을 추가로 떠안게 되면서, 연말을 맞는 분위기도 다소 가라앉게 됐다. 특히 앞서 계약 해지된 것을 포함한 드릴십 재매각 과제가 당분간 고민거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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