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정책평가 토론회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눈을 감고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소상공인 정책평가 토론회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눈을 감고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본격적인 내부투쟁에 들어갔다. 대통령이라는 확고한 리더십이 없는 야당의 투쟁은 필연적으로 대여투쟁과 대내투쟁 두 축으로 진행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부전선은 보수진영 내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중심으로 크게 세 개의 세력들이 각개전투를 벌이는 형태다.

황 대표의 잠재적 적군 가운데 가장 큰 세력은 친박계다. 물론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말대로 일부 친박이 친황으로 말을 갈아탄 것은 사실이다. 주로 박근혜 정부 당시 관료출신으로 있다가 공천을 받았던 인사들이 다수다. 총선기획단 간사를 맡은 추경호 의원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상당수의 친박들은 황 대표가 권한대행 당시 탄핵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우리공화당으로 떨어져 나간 조원진·홍문종 의원을 해당 인물로 들 수 있다.

황 대표는 ‘당 밖의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여기에 동조하는 한국당 내부 인사들이 적지 않다. 지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시 김진태 의원의 선전이 그 방증이다. 현재까지는 당 안팎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몸을 낮추고 있지만, 언제든 황 대표가 틈을 보인다면 역습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전선에서는 황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이 핵심 포인트다.

◇ 강성친박·복당파·홍준표까지 사방이 적

바른정당계 복당파 인사들도 황 대표를 흔들 수 있는 세력 중 하나다. 비록 결속력과 응집력이 크지 않고, 탈당과 복당과정에서 세력을 많이 잃었지만 하나같이 다선중진이라는 점에서 만만치 않다.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김성태 전 원내대표, 김학용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의 관심사는 바른미래당 유승민계를 포함한 ‘보수통합’이다. 하지만 강성 친박계와 갈등의 소지가 여전해 최악의 경우, 황 대표 입장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할 상황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황 대표는 ‘반문재인’을 고리로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얼마나 먹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마지막으로는 원외세력인 홍준표 전 대표를 꼽을 수 있다. 홍 전 대표의 경우 유튜브 36만 구독자를 확보했고, 콘텐츠별 150만 조회수가 나오는 등 적지 않은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창녕에서 정치활동 마지막을 하겠다는 선언도 해놓은 상태다. 분명한 지지층이 있고 내공도 강한 당내 주요 정치인들을 황 대표가 어떻게 상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차례 황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며 각을 세워왔다.

그간 황 대표는 최대한 전선을 누그러뜨리며 회피하는 전략을 취했으나 앞으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호탄은 5일 김태흠 의원이 쐈다. 이날 정론관 기자회견을 자처한 김태흠 의원은 “영남권, 서울 강남 3구 등의 3선 이상 의원들은 용퇴를 하던가 당의 결정에 따라 험지에서 출마하라”고 쇄신론에 불을 붙였다. ‘TK·PK 물갈이론’은 한국당 내부에서 쉬쉬하며 돌았던 소문으로, 가장 휘발성이 강한 이슈다.

TK·PK 등 텃밭지역 다선중진 용퇴론이 황 대표의 복심이 반영된 것인지, 김 의원 개인의 의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차기 공천의 방향에 대해 황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밝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황 대표는 “당의 미래를 위한 충정으로 하신 말씀”이라면서도 “총선기획단이 다양한 혁신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일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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