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이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 장관이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미국 주요 당국자들이 일제히 한국을 방문 중이다. 지소미아 연장종료, 인도-태평양 전략,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 등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관전 포인트는 한미동맹 명분으로 미국 측의 요구사항에 대해 우리의 이익을 얼마나 관철시켜낼 수 있느냐에 있다.

6일 한국을 방문 중인 미국 당국자는 키이스 크라크 경제차관, 데이비스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국 수석대표 등이다. 비공식 방문인 드하트 수석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당국자들은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 등을 만나 경제와 안보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먼저 크라크 경제차관과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연계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4일(현지시각) 발표된 인도 태평양 전략에 한국을 세 번째 중요 국가로 분류한 바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중국견제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측에는 일종의 압박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으로 5G 협력을 통한 화웨이 견제 가능성도 점친다.

이날 크라크 경제차관 등과 접견을 앞두고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한국과 미국이 무역과 투자 부문에서 경제적 유대관계를 확대하고 있는 시점에 방한했다”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크라크 경제차관은 “한국은 오랫동안 훌륭한 파트너이자 동맹국”이라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가) 더 나은 단계로 나가게 돼 기쁘다”고 했다.

스틸웰 차관보 방한의 주요 목적은 지소미아 연장과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에 북·중·러는 웃을 것”이라며 직접적으로 연장을 우리 측에 요구해오고 있다. 전날 방한한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 정부와 만남을 통해 이 지역 평화와 안보의 주춧돌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은 지역발전의 강력한 기여국”이라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드하트 수석대표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드하트 수석대표의 방한은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리는 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와는 무관한 비공식 방문이라는 게 미국 측 설명이다. 하지만 민감한 시기에 이례적인 비공식 방문이라는 점에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드하트 수석대표는 우리 측 협상대표와 비공식 만찬, 국회방문, 언론인 만남 등의 일정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관련해 한국의 전반적인 동향을 살피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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