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윤희에게’(감독 임대형)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리틀빅픽처스
영화 ‘윤희에게’(감독 임대형)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리틀빅픽처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김희애 주연의 감성멜로 ‘윤희에게’(감독 임대형)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첫 공개된 뒤 호평을 이끌어냈던 ‘윤희에게’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김희애 분)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김소혜 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다.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감성 멜로다. 엄마와 딸의 동행을 통해 참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사랑의 상실과 복원, 두려움과 용기, 화해와 성장의 드라마를 모두 녹여내 관객을 극으로 끌어당긴다. 사랑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각자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인물들이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며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담는다.

‘윤희에게’에서 윤희로 분한 김희애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윤희에게’에서 윤희로 분한 김희애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그 과정에서 주인공 윤희는 진정한 자신을 찾아간다. 가족의 성화에 못 이겨 억지로 하게 된 결혼은 결국 이혼으로 끝이 나고, 한 공장 구내식당에서 일을 하며 홀로 딸을 키운다. 팍팍한 현실 속 유일한 위로는 퇴근길 피우는 담배 한 개비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던 윤희는 딸의 제안으로 떠난 낯선 도시에서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그동안 외면했던 자신의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용기를 낸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얻는다. 웃음을 잃고 살아가던 윤희의 밝은 미소가 벅찬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윤희에게’는 충무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여성의 연대’를 그린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모녀의 여행기를 다루고 있는 여성 버디 무비이자, 국경·성별을 뛰어넘은 멜로드라마다. 한 여성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상관없다고 이야기하며,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윤희에게’로 연기 호흡을 맞춘 김희애(왼쪽)와 김소혜. /리틀빅픽처스
‘윤희에게’로 연기 호흡을 맞춘 김희애(왼쪽)와 김소혜. /리틀빅픽처스

김희애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윤희 그 자체를 구현해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윤희의 감정 변화를 미묘한 표정과 눈빛 등 단단한 내공으로 섬세하게 그려내 몰입도를 높인다. 그의 자연스러운 숨결까지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겨 감탄을 자아낸다.

딸 새봄 역을 맡은 김소혜도 제 몫을 해낸다. 스크린 첫 데뷔작이지만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어 씩씩하고 당찬 매력을 발산한다. 김희애와의 모녀 호흡은 물론, 남자친구 경수로 분한 성유빈과의 통통 튀는 ‘케미’로 생기를 불어넣는다. 성유빈도 순수한 매력으로 극에 활력을 더하고, 쥰을 연기한 일본 배우 나카무라 유코도 호연을 펼친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임대형 감독은 “사랑이란 무엇일까 스스로 질문을 많이 했고,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보다 타인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용감한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러닝타임 105분, 오는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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