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올해 안에 매각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 공고를 낸지 두 달째에 접어들었다. 매각 절차는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내 매각을 목표로 세운 산업은행 입장에선 애가 타는 일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 30일 KDB생명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산업은행은 매각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을 공동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매각 작업에 나섰다. 지난달엔 잠재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 적극적인 세일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M&A 절차는 다소 더디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산업은행와 매각주간사는 이달 초 예비입찰을 통해 투자의향서(LOI)를 접수 받아 적격 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과 달리 결과는 깜깜 무소식이다. 아직까지 예비입찰 일정 등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선 인수 참여 열기가 낮은 탓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사실 KDB생명의 경우, M&A 흥행 전망이 마냥 밝지 않은 형편이었다. 산업은행은 최근 몇 년간 고강도 체질개선을 독려해 자회사의 기업 가치를 키우는데 성공했다. 다만 시장과의 매각 가격 인식차가 커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가를 최소 6,000억원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장에선 적정 인수가를 5,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인수가를 포함해 1조원이 넘는다.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희망 가격을 무조건 낮추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시장과의 가격 괴리감을 좁히지 못한 탓에 산업은행은 앞서 세 차례나 KDB생명 매각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도 시장과의 가격 인식차를 좁힐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상황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경쟁 매물 후보들이 적지 않는 점도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M&A 시장엔 KDB생명 외에도 더케이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온 상태다. 또 동양생명과 ABL생명, MG손해보험이 잠재적 매물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금융사들은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며,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올해 안에 KDB생명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년 초 매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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