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가 꺾인 아웃도어 업체들이 패셔니스타 모델 발탁과 스트릿 브랜드와의 협업 등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코오롱인더스트리
성장세가 꺾인 아웃도어 업체들이 패셔니스타 모델 발탁과 스트릿 브랜드와의 협업 등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코오롱인더스트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2014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인 아웃도어 업계의 체질개선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아재 이미지’를 탈피하고 밀레니얼 세대 감성으로 충만한 브랜드로 진화하려는 다각적인 시도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뤄지고 있다.

◇ ‘아재’ 이미지 탈피 시도

아웃도어 업체들이 자신들의 정체성과도 같은 ‘아웃도어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업계 큰손이었던 중장년층을 코어 타겟을 설정하는 과거의 영업 전략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번지면서 회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2017년 배우 배두나를 모델로 발탁하며 환골탈태에 시동을 걸었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패셔니스타 배두나를 내세워 디자인을 강조한 ‘어반(Urban) 아웃도어’로의 변신을 꾀했다.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영화관 등에 집중해 모노톤의 감각적인 영상으로 ‘안타티카’ 광고를 내보냈다. 업계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세련된 영상미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한 층 젊게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렇다고 아웃도어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포기한 건 아니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하반기부터 기능성과 디자인 사이의 균형 맞추기에 들어갔다. 새 모델인 배우 류준열이 자연을 여행하는 모습을 통해 코오롱스포츠의 제품력을 소비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코오롱스포츠가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건 매출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반 1조3,000억원대 규모이던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군의 순매출은 지난해 1조456억원으로 줄었다. 800억원에 다다르던 영업익도 반토막이 났다.

◇ 거품 빠진 아웃도어… 스트릿 손잡고 ‘회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건 아웃도어 업계 공통적인 현상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1,6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2조5,524억원까지 떨어졌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웃도어 가격에 거품이 많이 껴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된 게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엔 상당한 인지도를 쌓아올린 브랜드가 시장에서 철수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LF는 지난달 자사가 운영해오던 ‘라푸마’를 14년 만에 접기로 했다. 한때 연매출이 2,500억원대까지 올랐지만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최근 1,000억원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11년에는 라푸마 차이나를 출범해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신 LF는 유스 캐주얼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미국의 스포츠 브랜드 ‘챔피온(Champion)’을 조스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국내에 전개키로 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스트릿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반전을 노리는 시도도 활발하다. 몽벨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남친룩’, ‘여친룩’을 코디하는 데 최적화 된 브랜드로 통하는 커버낫과 손잡았다. 몽벨이 타 브랜드와 협업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고정관념이 점차적으로 깨져나가고 있음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몽벨 관계자는 “커버낫의 감성이 더해지면서 품질과 유니크함 까지 갖춰 다양한 연령층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아직 예년 대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폭발적인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점차적으로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좋은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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