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전 2차전을 앞두고 있는 현재, 2015년부터 4년째 이어진 울산현대와 FA컵 우승팀의 묘한 인연에 이목이 쏠린다./뉴시스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14년 만에 프로팀과 실업팀의 결승전이 성사돼 이목을 모았던 FA컵 결승전 1차전이 무승부로 끝났다. 프로팀인 수원삼성은 자존심을 구겼고, 실업팀인 대전코레일은 2차전에서 기적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이제 우승컵의 주인공은 오로지 남은 2차전을 통해 결정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려있는 만큼, 더 많은 축구팬들이 두 팀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프로팀인데다 3년 전 FA컵 우승 경험이 있고, 홈에서 2차전을 치르는 수원삼성이 여전히 유리하다는 시각과 대전코레일의 이변을 기대하는 시각이 교차한다.

이런 가운데, 우승팀 예측과 관련해 흥미로운 대목이 포착된다. 주인공은 울산현대다. 현재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미 일찌감치 FA컵에서 탈락한 울산이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최근 수년간 반복돼온 FA컵 우승팀과 울산의 묘한 인연 때문이다.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FA컵에서 울산은 4강에 진출했다. 4강 상대는 FC서울이었다. 이 경기에서 울산은 서울에게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울산을 꺾은 서울은 이후 결승전에서 인천유나이티드를 만났고, 3대1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듬해인 2016년 울산은 재차 4강에 진출했다. 이번 상대는 수원삼성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수원삼성에게 1대3으로 패해 또 다시 4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울산을 꺾은 수원삼성은 결승전에서 서울을 만났다. 그 유명한 ‘슈퍼파이널’이 바로 이 경기다. 이 경기에서 두 팀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고, 결국 수원삼성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2017년, 울산은 한을 풀었다. 누구도 울산을 막지 못했고, 울산이 2017년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은 16강부터 경남FC, 상주상무, 수원삼성 등을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 부산아이파크를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울산은 결승까지 오르며 FA컵에서의 강세를 이어갔다. 상대는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빛현우’로 불리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는 대구FC였다. 하지만 울산은 대구에게 1·2차전 합계 1대5 참패를 당했고, 대구는 창단 후 처음으로 FA컵 우승컵을 품었다.

즉, 지난 4년간 울산은 FA컵 우승팀 결정에 크게 관여해왔다. 울산을 꺾은 팀은 여지없이 FA컵 우승을 차지했고, 그 누구도 울산을 꺾지 못했을 땐 울산이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이쯤 되면 올해 FA컵에서 울산을 꺾은 팀이 어디인지 궁금해진다. 공교롭게도 결승에 오른 두 팀 중 한 팀이 울산을 제압했다. 바로 대전코레일이다. 대전코레일은 32강에서 울산을 만나 2대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수원삼성과 대전코레일은 저마다 역사를 쓰고 싶어 한다. 수원삼성은 FA컵 역대 최다 우승팀 타이틀을, 대전코레일은 창단 후 첫 우승과 실업팀 최초의 FA컵 우승이라는 기적을 바라고 있다. 그리고 울산이 가리키고 있는 팀은 대전코레일이다.

과연 올해도 울산이 FA컵 우승팀을 점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오는 10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서 열릴 결승 2차전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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