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이낙연 총리의 민주당 복귀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내 차기 대선주자들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낙연 총리마저 복귀하지 않을 경우, 총선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찬 대표만 가지고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당내 퍼져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 커지는 이낙연 총선 역할론  

8일 MBC라디오에 출연한 김진표 의원은 “많은 민주당 의원과 당원들이 이해찬 대표를 신뢰하는 것은 여러 차례 큰 선거를 직접 기획하고 치러서 성공한 경험과 경륜이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선거라는 것은 당이 가진 자산을 총 동원해야 하는 일이다. 이낙연 총리는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위고 국민적 신뢰도가 높다”며 영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우원식 전 원내대표도 “선거는 당의 모든 자산을 걸고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라며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오신 분이나 새로운 미래 비전으로 당을 이끌어 가실 분이 다 와야 한다”고 했다. 이 총리를 콕 찍어 이야기한 것은 아니나 사실상 민주당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민주당 총선 기획단에 합류한 금태섭 의원도 “총리로서 지금 역할을 잘하시고 계셔서 어떤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 총리가) 정치도 잘하시는 분이고 당을 위해서 많은 기여를 하실 수 있는 분이기 때문에 당이 어려울 때 역할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이 총리는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문화일보와 칸타퍼블릭(10/31 발표) 조사에서 이 총리는 19.5%의 지지율을 기록해 안정적인 1위를 차지했고, 동아일보 리서치앤리서치(11/5 발표) 조사에서도 27.7%로 선두였다. 2위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4.2%)와 두 배 가까운 격차였다. 이 총리의 총선역할론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업체에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총리가 굳게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데이터=칸타퍼블릭, 리얼미터, 리서치앤리서치 /그래픽=김상석 기자
최근 주요 여론조사업체에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총리가 굳게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데이터=칸타퍼블릭, 리얼미터, 리서치앤리서치 /그래픽=김상석 기자

◇ 차기총리 김진표·원혜영·정세균 등 거론 

교체 시기도 지금이 적절하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분위기다. 오는 9일이면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돌게 된다. 따라서 이제는 새로운 총리를 통해 하반기 국정운영 쇄신과 새로운 활력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 취임 직후 임명된 이 총리는 임기의 절반을 같이하며 이미 역대 최장수 총리기록도 갈아치우는 등 초대 총리로서 충분히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총리 인사청문회가 치러질 경우, 야권에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인사검증에 조금의 틈이라도 생길 경우, 조국 전 장관 청문회의 재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국 전 장관의 사퇴로 법무부장관이 공석이 됐음에도 문 대통령이 “인선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무관치 않다.

적합한 차기 총리를 찾는 것도 문 대통령의 고민사항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원혜영 의원, 김진표 의원 등을 차기 총리후보자로 언급된다. 이 가운데 정 전 의장 측은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2인자로 갈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탕평과 성평등 측면에서 ‘여성’ ‘영남’ 인사를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까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후보자는 없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고개를 가로 젓는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인사수석실의 고유업무이니 언론의 추정 이상으로 다양한 사람을 검토해 봤을 것”이라면서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결재가 이뤄지기 전에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했다. 차기 총리후보 중 한 사람인 김진표 의원은 “선거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총리 청문회를 하면 야당이 조국 전 장관처럼 먼지털이식 검증으로 정쟁화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칸타퍼블릭 여론조사는 문화일보 의뢰로 10월 25일부터 같은달 28일까지 진행됐다. 인터넷조사방식으로 진행돼 1,000명이 최종답변을 완료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6%다.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는 동아일보 의뢰로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됐다.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1,000명이 최종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응답률은 10.3%다.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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