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가 유해성 논란에 휘말리며 판매처를 상실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전자담배가 점유율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 BAT코리아, JTI코리아
액상형 전자담배가 유해성 논란에 휘말리며 판매처를 상실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전자담배가 점유율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사진 좌로부터 BAT코리아, JTI코리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가 유해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체제인 하이브리드형 제품이 반대급부를 얻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업체들이 혼돈에 빠진 가운데서 영업망과 신제품을 내놓으며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편의점서 퇴짜… 판매 거점 상실한 액상형

전자담배의 한 축을 형성할 것이라 기대를 모은 액상형이 안고 있는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산과 수입품이 동시 출격하며 액상형 전자담배의 시장이 문이 열린지 반년 만에 조기 퇴출 위기에 맞닥뜨렸다.

국민 건강 보호 책임이 있는 보건당국에서 경고 성격의 공식 입장이 나오자 판매처도 즉각 반응했다. 지난달 23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자 GS25, CU 등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관련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거나 추가 공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쥴 등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잃은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의 70%가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KT&G관계자는 “릴 베이퍼 디바이스나 카트리지의 판매가 눈에 띌 만큼 감소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 레종 휘바 등 담배 냄새를 저감시킨 신제품 궐련의 판매가 일정 부분 증가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체들은 ‘딸기 맛’이 가미된 KT&G ‘릴 베이퍼’의 카트리지 툰드라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진 틈을 타 하이브리드 제품은 MS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유해성 논란이 전자담배 전체로 번질 수 있는 불안정한 시장 속에서도 신제품 출시와 유통망을 넓히며 반격의 기회로 삼고 있다. 지난달 31일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정책을 비판한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의 견제구에도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이날 협회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사용중지를 권고하면서 액상과 궐련이 혼합된 궐련형 하이브리드형 제품은 금지하지 않느냐”며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 한정판 내놓고 유통망 넓히는 하이브리드

BAT코리아는 지난 4일 ‘글로 센스’의 첫 한정판(1,000대) 모델인 ‘맥라렌 에디션’을 내놓고 마니아 공략에 나섰다. 영화 ‘분노의 질주:홉스&쇼’에서 주연 배우인 제이슨 스타뎀의 애마로 등장하기도 한 영국의 슈퍼카 맥라렌의 시그니처 컬러(F1 레이스카)를 입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전자담배와 명품이 손을 맞잡는 건 드문 일이다.

지난 8월 글로센스 출시와 함께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의성 BAT 코리아 사장이 하이브리드에 가진 애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액상형 이슈와는 무관해 일정대로 맥라렌 에디션을 소비자들께 선보일 수 있었다”며 “아직 출시한지 일주일 밖에 안 돼 정확한 판매 수치가 집계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국내에 상륙한 JTI코리아의 하이브리드 전자담배 ‘플룸테크’도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플룸테크의 판매처를 지난 4일부터 수도권으로 확장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서울 시내 약 5,000개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해 왔지만, 앞으론 경기도와 인천 지역까지 포함해 1만개 이상 매장으로 확대한다. JTI코리아는 다양한 고객들이 플룸테크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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