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등 유통사들이 중국 광군제인 지난 11일 전년 대비 매출이 크게 오르며 연말 대목을 맞았다. / 농심
농심 등 유통사들이 중국 광군제인 지난 11일 전년 대비 매출이 크게 오르며 연말 대목을 맞았다. / 농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라 불리는 광군제(11일) 덕분에 유통가가 연말 대목을 맞았다. 뷰티, 패션, 식품 등 중국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국산 상품들이 줄줄이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

광군제 특수를 톡톡히 본 분야는 단연 뷰티 업계다.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뛰며 K-뷰티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광군제 매출이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설화수, 라네즈, 헤라 등 대표 브랜드들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설화수의 경우 ‘자음라인 세트’ 단일 품목만 24만개 팔린 것으로 전해진다.

LG생활건강도 ‘대박’이 터졌다.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등 5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대비 187% 성장했다. 후는 이 기간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8% 신장했다. LG생활건강 측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 후가 에스티로더, 랑콤, SK-II에 이어 4위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K-푸드도 광군제 기간 중국 소비자들을 홀렸다. 광군제 하루 동안 온라인에서 700만 위안(약 11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광군제 매출 500만 위안 대비 40% 성장한 금액이다. 농심은 사전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농심은 신라면과 김치라면 등 인기 브랜드를 중심으로 패키지 제품을 구성하고, 온라인 광고를 집중적으로 집행했다. 또광군제를 앞두고 열흘간 할인된 가격에 사전 구매 예약 신청을 받는 등 다양한 판촉활동을 펼쳤다.

패션업계도 광군제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도출했다. 이랜드는 11일 광군제 하루 동안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2.97억 위안화(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포함됐던 티니위니 브랜드의 매출을 제외하고도 전년대비 20% 성장한 수치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사업 핵심 패션브랜드였던 티니위니를 매각 했음에도 기존 브랜드의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티몰 패션 카테고리가 그 어느 해 보다도 치열해진 상황에서 이랜드 전체 매출이 성장한 것은 현지에 특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현지인에게 맞춤화된 영업방식을 택한 현지화 전략의 성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광군제는 본래 싱글들을 기념하는 날이다. ‘빛나는 막대기’란 의미를 담고 있는 ‘광군’(光棍)은 애인이 없는 싱글을 상징한다. 혼자를 상징하는 ‘1’이 4개 겹쳐있어 11월 11일이 광군제로 자리 잡았다. 이날을 기념해 싱글인 대학생들이 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문화가 퍼지면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진화하게 됐다.

무엇보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광군제가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이 이루어지는 날로 정착됐다는 게 통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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