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미 국무부, 북미정상회담 진전 의지 분명”
北 “진전 없어, 긴장감만 가중된 악순환 뿐”
美 “트럼프, 탄핵된 3번째 대통령 될 수도”

북미정상협상결렬을 보도하는언론 /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북미정상회담 진전에 대해 한국과 북한, 미국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진전 의지가 분명하다’고 밝혔으나, 북한은 거의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논란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뒷전인 것으로 보여 북미정상회담의 진전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언급한 발언과 관련된 논평을 요청한 바 있다. 10일 정 안보실장은 “미-북 실무협상 재개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미국 쪽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북-미) 고위급 실무회담이 열려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부분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어야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무부 대변인실은 새로운 북미관계·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완전한 비핵화라는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를 진전시키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전날(11일) 보도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 /뉴시스

그러나 12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국(IAEA) 연설에서 북한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단 이후 “거의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NK뉴스에 따르면 김 유엔대사는 “북한과 미국 관계에서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한반도 정세는 북미관계의 긴장감만 가중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루 차이를 두고 청와대가 밝힌 입장과는 다르게, 김 유엔대사의 이 같은 연설은 미국은 북미협상을 부차적인 것으로 다루고 있다는 의미로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현재 미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해 탄핵 위기에 놓여 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해 탄핵 위기에 놓인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뉴시스·AP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대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현재 민주당 1위 대선 경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는 외압을 가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 나섰다. 

트위터에선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과 야당인 민주당을 언급하며 “시프와 민주당이 다 지어내고 조작한 것이다. 3년 동안 탄핵을 공언해 왔다. 왜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하나? 왜 우리가 그렇게 하길 바라지?”, “시프가 내 전화내용을 조작했으며, 조작한 녹취록을 푼 것이다”라며 자신의 탄핵 논란에 대해 부정하고 “마녀사냥”이라고 호소했다. 

CNN은 오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가 미 하원에서 공개 청문회로 진행될 것이며, 민주당과 공화당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대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탄핵된 세 번째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면서 미국연방법원의 말을 인용해 “현직 대통령은 뇌물수수, 반역죄 및 기타 경범죄로 인하여 탄핵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탄핵조사는 큰 골칫거리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북미정상회담 진전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런 미국의 정세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진전은 어려워 보이며, 북한의 입장 또한 미국을 향해 북미협상을 요구하는 것도 어불성설로 해석된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가 “미 국무부가 북미협상의 의지가 분명하다”는 밝힌 입장은 북한과 미국과의 입장과는 너무나 다른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 관련 청문회는 오는 13일(현지시간)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오는 15(현지시간)일에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가 참석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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