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방일보는 30사단의 우오현 SM그룹 회장 명예사단장 취임 1주년 축하행사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국방일보
지난 13일 국방일보는 30사단의 우오현 SM그룹 회장 명예사단장 취임 1주년 축하행사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국방일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SM그룹 우오현 회장이 민간인 신분으로 군 장병들로부터 사열을 받아 뒷말을 낳고 있다. 꾸준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대한 감사함의 표현으로는 다소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국방일보는 지난 13일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참석한 육군 30사단 명예사단장 위촉 1주년 기념행사를 보도했다. 이 행사는 지난 12일 열렸으며, 주인공인 명예사단장은 바로 우오현 회장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30사단 명예사단장에 위촉된 바 있다. 평소 군 위문 방문과 각종 후원을 적극적으로 해온 공로를 높이 산 것이다.

문제는 다소 지나친 예우였다. 국방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우오현 회장은 “명예사단장님과 사단장님께서 입장하고 계십니다”라는 소개와 함께 등장했으며, 30사단 사단장과 나란히 사열대에 올라섰다. 또한 오픈카에 나란히 탑승해 장병들을 열병하기도 했다.

‘사열’은 군 고위 지휘관에 대해 부대의 준비태세를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열병’은 정렬한 병사들의 사기와 훈련 상태 등을 검열하는 것을 의미한다. 군의 지휘체계와 기강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민간인에 대한 사열과 열병은 극히 이례적이다.

또한 우오현 회장은 ‘최정예 300워리어’에 선발된 장병 등에 대해 표창도 수여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사단 군악대의 음악회가 열려 우오현 회장과 그가 고문으로 있는 한미동맹친선협회 및 SM그룹의 관계자 등이 장병들과 한데 어우러지기도 했다고 한다.

국방일보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국기계양식과 함께 우오현 회장의 명예사단장 취임 1주년을 축하하고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방일보는 우오현 회장이 각종 사단 행사 진행 시 발 벗고 나서 위문품과 위문금을 지원했고, 노후화된 병영시설 개선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에 대한 시선은 썩 곱지 않다. 적극 후원해준 명예사단장에 대한 감사의 표시 치고는 다소 지나친 예우라는 지적이다. 특히 군 내부에서도 지휘체계와 기강을 흔드는 문제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현직 육군 관계자는 “국회의원이나 시장이 와도 저런 식으로 사열을 하는 경우는 없다”며 “차량에 탑승해 열병하는 건 군장성급 아니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명예사단장은 아니지만 자신이 근무했던 군부대를 꾸준히 방문하며 후원 및 교류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모 회장의 기업 관계자 역시 “부대 고위층이 마중을 나오는 정도지, 병사들이 사열하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당초 민간인 사열을 금지한 규정이 없다고 밝혔던 육군 측도 논란이 일자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재발방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우오현 회장 측은 다소 난감한 표정이다. SM그룹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이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여러 뒷말을 낳고 있는 곳이다. 대통령 해외 순방 및 각종 청와대 행사에 단골손님으로 초대되며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더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 SM그룹 관계자는 “우리가 요청한 것도 아니고, 결정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라며 “고마움의 표시로 사단장과 함께 서도록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우오현 회장은 국가유공자에 대해 묵묵히 많은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관심이 나라를 지키는 군 장병들에게로 이어져 적극 후원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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