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의 유니폼 후원사인 데상트가 프리미어12 대회로 인해 재차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한국 야구대표팀의 유니폼 후원사인 데상트가 프리미어12 대회로 인해 재차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본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의류브랜드 데상트의 ‘야구마케팅’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겨울시즌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일본’이라는 낙인만 더욱 진해진 모습이다.

한국 남자 야구대표팀은 지난 17일 일본 도교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5년 첫 대회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던 우리나라는 2연패를 노렸으나 끝내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2차례 한일전을 모두 패하며 아쉬움을 더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일본과의 두 경기는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 가뜩이나 일본과의 갈등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더 큰 답답함과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야구대표팀 유니폼에 로고를 새기고 있는 데상트도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다. 일본 브랜드인 데상트는 올 하반기 불거진 한일갈등 및 일본 불매운동 움직임으로 유니클로 등 다른 일본 브랜드들과 함께 상당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데상트는 특히 야구를 비롯해 일부 스포츠 종목 대표팀과 유니폼 후원 계약을 맺고 있었다는 점에서 입장이 더욱 난처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됐고, 유니폼 후원사를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야구대표팀은 일본이 자국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일본 브랜드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심지어 일부 선수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타 브랜드 스파이크를 착용하며 로고를 감춰야했다. 모두 계약내용 때문이다. 데상트와의 유니폼 후원 계약은 오는 2021년까지 맺어져있으며, 이를 파기할 경우 적잖은 위약금을 물어야한다. 또한 당장 새로운 후원사를 구해 유니폼을 제작하는 일이 쉽지 않다.

한국 야구대표팀 유니폼 후원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노렸던 데상트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오히려 정반대의 효과만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야구대표팀의 데상트 유니폼 착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기 결과를 보도한 기사의 댓글이나 SNS에서도 데상트 유니폼을 언급하며 실망을 표현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한창 때에 비하면 일본 불매운동이 다소 잠잠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데 데상트는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를 통해 일본 브랜드 논란을 재차 각인시키게 됐다. 겨울시즌이 본격 시작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 시장 비중이 컸던 데상트는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올해 순이익 전망을 86.8%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또한 최근 강남직영점을 철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독이 돼 돌아온 야구마케팅은 데상트의 연말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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