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적자에 허덕이는 하반기, 플라이강원이 오는 22일 첫 비행을 나서려 준비하고 있다. /플라이강원
플라이강원이 오는 22일 첫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플라이강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중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가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노 재팬’ 여파가 항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고 공급 과잉도 원인 중 한 가지라고 지적한다.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신생 LCC가 곧 첫 비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는 신규 LCC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첫 비행에 나서는 신생 LCC는 플라이강원이다. 플라이강원은 오는 22일 양양~제주 노선 정기편에 취항해 고객들에게 다가간다. 이어 내년까지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 등 2개 LCC도 합류할 예정이다. 3개 LCC가 모두 하늘을 누비게 되면 ‘공급 과잉’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항공업계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분기 국내 항공사 중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항공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모든 항공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도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3분기 3,9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올해 3분기는 영업이익이 70%나 고꾸라진 1,179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2,6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나, 올해는 당기순손실 2,11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항공업계는 통상적으로 여름휴가 등으로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3분기에 연내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한다. 그러나 올해는 이 기간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반정부 시위 등 대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어지는 4분기는 항공 수요가 적은 비수기로 꼽혀 수익 창출이 어려운 시기다. 여기에 ‘노 재팬’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LCC가 4분기는 물론 연간으로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악재로 항공업계 대부분이 국내(제주) 또는 동남아시아 관광·휴양지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해당 노선도 공급 과잉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22일 플라이강원이 양양~제주 노선 정기편 운항을 시작해 항공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플라이강원의 첫 비행 시점과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허브로 출범하는 점이 지적사항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대내외적 요인으로 이스타항공이 경영 악화를 겪고 있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국내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을 각각 메인 허브와 제2 허브로 이용하고 있음에도 지속적인 경영 악화로 매각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그만큼 항공업계 경영환경이 어렵다는 것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또 강원도 양양군을 허브로 취항하는 것과 관련해 수익성 부분에 의문을 제기한다. 강원도 전체 인구는 155만명이다. 동부권 강릉, 양양, 속초 등 도시의 인구만 집계할 시엔 100만에도 미치지 못한다. 플라이강원은 애초에 외부로 나가는 관광객보다 인바운드 관광수요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계획했지만, 허브 공항 인근 수요자의 인구가 적은 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경기침체와 일본 보이콧 등 대외적 악재가 산적해 업황이 나쁜 상황에 첫 비행에 나서는 모습이 우려스럽다”며 “애초에 계획했던 취항지(일본·중국)로 항공기를 띄우는 것이 가능할지도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 운송업은 여건이 정상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시장 진입단계에 수년씩 적자를 감수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제주항공도 창사 첫해부터 5년 이상 적자, 이 외 일부 항공사도 자본잠식 상황을 겪는 등 어려움이 있었는데 현재 업황을 보면 플라이강원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그 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라이강원이 최소 5년 이상 적자 상황을 버텨낼 만한 자금력이 뒷받침이 될지 걱정이라는 얘기다. 이는 플라이강원 뿐만 아니라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LCC 전체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항공 사업은 보통 본인의 자본이 아닌 재무적 투자자(SI)들에게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하고 키워나간다. 이 과정에서 그들(SI)이 현재 상황과 더불어 장기간 적자를 참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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