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저축은행의 실적 침체가 이어져 장세홍 사장(사진)의 경영 리더십이 시험대 오를 전망이다. /IBK저축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저축은행이 실적 침체에 빠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익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영업 기반 지역의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최고경영자인 장세홍 대표이사의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질 모양새다. 

◇ 지난해부터 순이익 뒷걸음질 

IBK저축은행은 지난해 이익이 대폭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BK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45.7% 감소한 1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 3분기에 순손실을 내면서 부진했던 것이 전체 이익을 갉아먹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실적 침체는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까지 순이익은 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쪼그라들었다. 3분기까지 이익 성장세도 신통치 못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모회사인 기업은행 연결기준 공시에 따르면 IBK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IBK저축은행은 기업은행이 부실저축은행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저축은행(예솔)을 2013년 7월 인수해 출범시킨 곳이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이하 부울경)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IBK저축은행은 기업은행의 그늘 아래서 빠르게 경영 정상화에 성공, 그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담보 및 담보부 대출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해왔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 규모는 어느덧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에부터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적 악화는 지역 경기 침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거점 영업지인 부울경 지역은 경기 침체 시달리고 있다. 지역 내 핵심 업종인 철강·자동차부품업·조선업 등이 침체에 빠지면서 지역 내 금융사들도 대손비용 확대로 어려움이 가중돼 왔다. IBK저축은행도 사정은 다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한신평은 지난달 22일 정기평가를 통해 IB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유지하면서도 거점 지역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 확대 가능성을 지적했다. 

◇ 지역 경기 침체에 직격탄… 리스크 관리 능력 시험대   

김정훈 한신평 연구원은 당시 보고서를 통해 “대손비용 확대 영향 등으로 IBK저축은행의 ROA(총자산이익률)가 2017년 2.1%에서 2018년 0.9%, 2019년 상반기 0.7%로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실내역을 살펴보면 거점지역 주력 업종인 철강업, 자동차부품업, 조선업 및 부동산 관련 여신 등에서 부실이 발생했다”며 “거점지역 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하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대손비용 안정화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산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올해 6월 말 IB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2%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1.64% 포인트 악화된 수치다. 저축은행 업계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5.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에 수장인 장세홍 대표이사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장세홍 대표는 지난 3월 취임한 인사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부산울산지역본부 본부장, 부산·울산·경남 그룹장(부행장)을 등을 거친 지역 영업의 베테랑으로 통한다.

그는 외형보다는 질적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취임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리스크에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지역 경기 침체는 단기간 나아지진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과연 장세홍호(號)가 엄중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