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이 극장가를 흔들 수 있을까. (왼쪽부터) 이병헌·하정우·전혜진·배수지. /뉴시스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이 극장가를 흔들 수 있을까. (왼쪽부터) 이병헌·하정우·전혜진·배수지.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신선한 소재와 캐릭터,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캐스팅 라인업, 다채로운 볼거리까지. 새로운 스타일의 재난 영화가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의 이야기다. 연말 극장가를 뒤흔들 수 있을까. 

‘백두산’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화려한 볼거리로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신세계를 열며 총 2,6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의 신작이다.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과감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백두산’은 새로운 스타일의 재난 영화로 흥행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갑작스러운 재난에 휘말려 그 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물들을 그린 기존의 재난 영화와 달리, 재난을 막기 위해 힘을 합쳐 나가는 인물의 이야기로 신선한 재미를 전하겠다는 각오다.

​‘백두산’으로 만난 이병헌(왼쪽)과 하정우. /뉴시스​
​‘백두산’으로 만난 이병헌(왼쪽)과 하정우. /뉴시스​

공동 연출을 맡은 이해준·김병서 감독은 새로운 재난 영화의 탄생을 자신했다. 19일 진행된 ‘백두산’ 제작보고회에서 이해준 감독은 “기존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소재로 만든 영화인만큼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병서 감독은 “재난 상황 속 인물들의 생존기보다 재난에 맞서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내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며 다른 재난 영화와의 차별점을 꼽았다.

‘백두산’은 서울 도심 한복판 잠수교 통제 로케이션 촬영부터 춘천 대규모 오픈세트 제작까지 일상과 맞닿아있는 장소들에서 벌어지는 재난 상황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몰입도를 높일 전망이다.

이해준 감독은 “재난 상황을 체험적으로 그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일상이 닿아있는 익숙한 공간이 필요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재난 영화를 촬영한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팀이 열과 성을 다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두산’을 공동연출한 이해준(왼쪽)·김병서 감독. /뉴시스
‘백두산’을 공동연출한 이해준(왼쪽)·김병서 감독. /뉴시스

이해준 감독과 김병서 감독은 공동 연출을 맡은 만큼 남다른 팀워크를 과시해 이목을 끌었다.

이해준 감독은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여러 작업을 함께 해왔다”며 “그래서 공동 작업은 굉장히 익숙한 일이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백두산’은 오랫동안 준비하며 세세한 것까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왔기 때문에 특별히 역할을 나눌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병서 감독도 “작업을 하면서 힘이 들 때도 있었는데 이해준 감독과 함께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버틸 수 있고 헤쳐 나갈 수 있었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백두산’에서 리준평을 연기한 이병헌. /뉴시스
‘백두산’에서 리준평을 연기한 이병헌. /뉴시스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도 ‘백두산’의 기대 포인트다. 충무로 대표 ‘믿고 보는 배우’ 이병헌·하정우부터 마동석·전혜진·배수지까지 뜨거운 연기 시너지를 예고한다.

먼저 이병헌은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한 결정적 정보를 손에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 역을 맡아 데뷔 이래 첫 북한 요원 연기에 도전한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지만, 재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병헌은 “재난 영화에서 놓칠 수 없는 스릴, 긴장감이 극 전반에 흐르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하정우라는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도 결정적 이유”라며 “두 남자의 버디 무비 형식이 좋았고, 훈훈함이 담겨 있어 기대가 컸다”고 이야기했다.

하정우는 모두의 운명이 걸린 비밀 작전에 투입된 대한민국 EOD 대위 조인창으로 분해 카리스마와 인간미를 겸비한 매력으로 극을 이끌 예정이다. 하정우도 새로움에 끌려 ‘백두산’을 택했다.

‘백두산’에서 조인창으로 분한 하정우. /뉴시스
‘백두산’에서 조인창으로 분한 하정우. /뉴시스

그는 “캐릭터들이 단선적이지 않아서 좋았다”며 “균형이 잘 갖춰 있었다. 재난 속에서도 유머가 있고, 인물들의 솔직한 대처가 좋았다. 새로운 재난 영화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준평과 인창의 주고받는 호흡들과 재난을 돌파해나가는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이야기했다.

이병헌과 하정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병헌은 하정우에 대해 “평범한 신도 풍요롭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어 “하정우의 과감함이 좋고, 닮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정우도 이병헌과의 작업에 대해 “좋은 선배를 만난다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후배 입장에서는 큰 축복”이라며 “오래전부터 꿈꿔왔고 생각해왔던 것들이 이번 작품을 통해 실현돼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백두산 화산 폭발을 연구해 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 역은 마동석이 분한다. 전작에서 보여 온 강렬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연기 변신에 나선다. 마동석은 해외 일정으로 인해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백두산’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전혜진(왼쪽)과 배수지. /뉴시스​
​‘백두산’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전혜진(왼쪽)과 배수지. /뉴시스​

마지막 폭발을 막기 위한 작전을 제안하는 전유경 역은 전혜진이 맡았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장악할 예정이다.

전혜진은 전유경에 대해 “극 중 인물들과는 달리 대의를 위한 일을 한다”며 “자신만의 소신도 확고했고, 밀어붙여야 하는 리더십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동석과 함께 하면서 유연함을 찾아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수지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는 최지영 역을 맡아 극을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재난 한복판에서 사투를 벌이는 캐릭터로 온몸을 던진 열연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배수지는 “혼자 촬영할 때가 많아서 외로웠다”면서도 “외롭고 두렵고 무서웠는데, 그래서 더 강해지고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선배들과 함께 해서 긴장도 많이 됐지만, 설렘도 컸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타일의 재난 영화 탄생을 예고하는 ‘백두산’은 12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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