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및 화학 업체 삼양사가 4년 만에 최저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양사 재동 사옥. / 네이버 지도
식품 및 화학 업체 삼양사가 4년 만에 최저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양사 연지동 사옥.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삼양사가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말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삼양사가 내년에 턴어라운드 재도전장을 내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까지 신통치 못한 성과를 내면서 내년 사업 계획에 만전을 기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사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삼양사 관계자는 “폴리카보네이트(PC) 가격이 하락해 화학 부문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총매출은 예년에 버금가는 수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익 개선에 실패했다. 동 기간 영업이익은 7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삼양사는 올해 1,473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던 2016년 이후 최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금융수익 등 비영업부문이 선적한 덕에 분기순이익은 양호(509억원)한 수준을 보였다.

문제는 삼양사 고유의 경영 실적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분법 관계에 놓여있는 해외법인과 케이씨아이등 7개 관계 회사들을 제외한 삼양사의 순수 실적은 더 크게 하락한다. 올해 3분기까지 삼양사의 개별 매출은 1조1,599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6% 감소했으며 영업익(271억원)은 무려 58%가 빠졌다. 당기순이익도 반토막이 나 201억원을 남겼다.

당면 과제인 실적 개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식품사업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 디플레이션 조짐까지 커져 비관적인 전망이 짙다. 일본과의 무역마찰과 내수부진 등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잇따르면서 비우호적 시장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대표 BtoC 제품인 숙취해소제 상쾌환이 경쟁사의 도전장을 받아든 것도 삼양사의 근심 요인이다. 최근 CJ헬스케어가 숙취해소제 1위 브랜드인 컨디션의 이름으로 환 제형을 리뉴얼해 내놓으면서 상쾌환의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환 제형 숙취해소제의 주요 소비층인 2030세대에 적합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연예인 모델을 최초로 발탁하는 등 단단히 설욕을 노리고 있다.

비록 삼양사에서 BtoC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남짓하지만 상쾌환은 대외 인지도 등 막중한 ‘임무’를 맡은 제품이라는 점에서 삼양사의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다. 

실적 극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삼양사의 주가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년을 통틀어 주가가 장기간 최저가에 머물고 있어 주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성장기였던 2014년 주당 14만원에 거래됐던 삼양사의 주가는 지난해 9만5,000원대에 진입한 이후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올해부터는 호황기 대비 3분의 1수준인 5만원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