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리그2 득점왕에 오르며 리그를 평정한 펠리페와 그의 소속팀인 광주FC의 행보가 주목된다./뉴시스·한국프로축구연맹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K리그1이 남은 2경기를 앞두고 우승과 강등,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K리그2는 일찌감치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 K리그1 다이렉트 승격의 기쁨을 누린 구단은 시민구단 광주FC다.

광주는 장신 공격수 펠리페를 앞세운 압도적인 화력으로 K리그2 1위에 올랐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펠리페는 올 시즌 K리그2에서 19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다.

이제 주목되는 건 1부리그 무대를 밟게 될 광주와 펠리페의 향후 행보다. 공교롭게도 그동안 K리그2 득점왕에 오른 이들은 머지않아 팀을 떠난 바 있다. ‘입증된’ 공격수라는 점에서 K리그1 구단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던 것이다.

K리그2가 출범한 것은 2013년. 첫해 우승팀은 상주상무였다. 득점왕은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이근호(현 울산현대)가 차지했다. 상주는 군팀 특성 상 이적이 불가했고, 이근호는 전역 후 카타르 엘 자이시SC로 이적했다.

이듬해인 2014년 K리그2 득점왕은 대전시티즌의 아드리아노(현 전북현대)였다. 아드리아노는 무려 27골을 터뜨리며 압도적인 성적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이후 아드리아노는 2015년 7월 K리그1 FC서울로 전격 이적했다. 현재는 중국리그를 거쳐 K리그1 전북현대로 돌아와 활약 중이다.

2015년에도 외인 공격수가 K리그2를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주인공은 대구FC의 조나탄(현 텐진 테다)다. 그 또한 K리그2를 평정한 직후 잠시 브라질리그를 거쳐 K리그1 수원삼성으로 이적했다.

2016년에는 토종 공격수가 K리그2를 평정했다. 2016년 K리그2 득점왕은 대전의 김동찬(현 수원 FC)이다. 김동찬은 득점왕에 오른 이듬해 태국 리그로 이적했고, 현재는 K리그2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에는 ‘괴물 공격수’로 불린 경남FC의 말컹(현 허베이 화샤)이 K리그2 득점왕에 올랐다. 말컹은 압도적인 피지컬로 K리그2를 재패했고, K리그1 무대로 올라선 이듬해에도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당연히 말컹을 향한 관심이 높아졌고, 말컹은 올해 중국리그로 이적했다.

지난해에는 국가대표 공격수이자 당시 광주FC 소속이었던 나상호(현 FC도쿄)가 K리그2 득점왕에 올랐다. 나상호 또한 곧장 J리그로 팀을 옮겼다.

이렇듯 K리그2 득점왕들은 모두 머지않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더 큰 구단 또는 새로운 리그로 향한 것이다.

다만 올해의 주인공인 펠리페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광주는 지난 7월 펠리페와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펠리페와 함께 K리그1에서도 좋은 기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펠리페 역시 구단에 대한 애정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피지컬이 좋은 펠리페는 K리그1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 등에서 관심을 받은 여지도 상당하다. 광주 입장에서도 충분한 이적료를 챙긴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과연 펠리페는 K리그2 득점왕 선배들의 발걸음을 뒤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될까. 아니면 광주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하게 될까. K리그1 새얼굴이 될 그들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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