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5 10:54
‘회장’ 등극한 권오갑의 무거운 어깨
‘회장’ 등극한 권오갑의 무거운 어깨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9.11.21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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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에서 승진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여러 당면과제를 마주할 전망이다. /뉴시스
부회장에서 승진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여러 당면과제를 마주할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샐러리맨 신화’를 계속 써나가게 됐다. 사원으로 입사해 41년의 세월을 거쳐 결국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그다. 다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오너일가 후계문제, 노사갈등 등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무게감이 더해진 직함만큼이나 그의 어깨도 무거워지게 됐다.

◇ 1978년 시작된 ‘샐러리맨 신화’, 마침내 회장에 오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권오갑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발령하는 등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권오갑 회장의 승진 외에는 대다수 계열사 경영진이 자리를 지키며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전체 인사 규모가 75명인데, 권오갑 회장을 제외하면 부사장이 5명, 전무가 15명, 상무가 19명, 상무보 신규선임이 35명이었다. 대·내외적인 변화와 위기 속에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951년생인 권오갑 회장은 1978년 현대중공업 플랜트영업부에 사원으로 입사해 런던지사장과 현대중공업스포츠 사장 등을 거쳐 2010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현대오일뱅크 재임기간 동안 영업이익을 1,300억원대에서 1조원대로 성장시키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그는 2014년 9월 대대적인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후 경영정상화와 지주사 체제전환을 이끌며 구원투수로서의 역할도 무난히 수행해낸 그는 2016년 부회장 승진, 201년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등 승승장구를 이어왔다. 그리고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르며 40여년 넘게 써온 ‘샐러리맨 신화’에 새로운 장을 추가하게 됐다.

이로써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말 최길선 전 회장이 물러난 이후 2년 만에 회장 공석을 메우게 됐다. 이 같은 선택엔 대·내외적으로 굵직한 현안들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며, 이는 권오갑 회장이 풀어야할 과제로 연결된다.

권오갑 회장이 지난 2017년 종무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현대중공업
권오갑 회장이 지난 2017년 종무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현대중공업

◇ 인수·합병, 노사갈등, 협력사 갑질, 후계자… 권오갑을 택한 이유

먼저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절차가 한창이다. 국내 산업계는 물론 전 세계 조선업계 역사에 길이 남을 뿐 아니라, 초대형 조선사를 탄생시킬 ‘빅딜’이다. 현재는 국내를 비롯해 해외 주요국에서 ‘결합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초대형 빅딜인 만큼, 논란과 우려도 상당하다. 인수·합병 및 중간지주사 설립 등을 놓고 양사의 노조 모두 극렬히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울산 지역에서는 본사 이전 여부와 관련해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는 잠시 소강상태지만, 인수·합병 절차가 재차 본격화 될 경우 논란과 갈등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노조에 가로막혀 진행하지 못한 실사도 넘어야할 큰 산이다. 인수·합병을 마무리 짓는다 해도,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와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부정적 시각 등 여러 논란이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경영위기와 인수·합병 추진 속에 깊어진 노사갈등도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닌 난제 중 하나다. 특히 인수·합병 이후엔 대우조선해양 노조까지 더해지면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비용절감 및 시너지효과 극대화를 위한 구조조정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인데, 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중소 협력업체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각종 비용을 전가하며 갑질을 자행했다는 지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런 가운데, ‘후계자’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부사장의 연착륙도 중대현안으로 남아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오랜 세월 정치권에 몸담으며 전문경영인체제를 이어왔다. 권오갑 회장 역시 ‘정몽준 이사장의 복심’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다만, 향후엔 다시 ‘오너경영 체제’로 돌아갈 전망이며 이미 정기선 부사장이 후계자로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정기선 부사장이 존재감을 키울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정기선 부사장은 이번 임원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각종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젊은 오너일가 후계자가 나서는 것보단 경험 많은 전문경영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권오갑 회장 체제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매듭짓는 등 안정화가 이뤄지면, 그 사이 경험과 경영성과를 쌓은 정기선 부사장이 수장 자리에 오르는 구도다.

결국 이 같은 시나리오가 계획대로 구현되긴 위해선 권오갑 회장의 리더십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권오갑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가 마지막장까지 성공으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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