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자체 회의가 열렸다. /뉴시스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자체 회의가 열렸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21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내달 탈당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근 변혁 신당기획단이 구색을 갖춘 데다 신당의 초석이 될 당직자들의 합류도 발빠르게 이뤄진 가운데, 변혁 대표를 맡은 오신환 원내대표의 방미가 갑작스럽게 맞물리면서 한숨 돌리는 형국이 됐다. 변혁은 한주 간 차분히 전열을 가다듬고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창당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심산이다.

변혁은 지난 10일 유의동·권은희 의원을 공동단장으로 한 신당기획단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17일에는 국회에서 첫 신당기획단 공식회의를 갖고 1980~1990년대 청년으로 구성된 기획위원 7명을 발표했다. 이날 신당기획단 대변인과 간사로 각각 김현동 전 청년대변인, 주이삭 서대문구의회 의원이 임명됐다. 신당기획단 실무지원본부장으로는 윤석대 대전 서구을 지역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바른미래당 내에서 변혁으로 마음이 기운 당직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당 사무처에서 추진한 희망퇴직도 지난 19일 마무리됐다. 임재훈 사무총장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8명의 당직자들이 희망퇴직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자 전원이 변혁으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변혁 관계자에 따르면, 희망퇴직자 대다수와 손학규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 제기 및 변혁 창당 문건 유출 사건 등으로 중징계를 받은 당직자를 합쳐 약 10명 내외가 변혁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들은 수면 아래서 정당의 모습을 하나씩 갖춰가고 있고, 실제 창당이 현실화됐을 때 현재 약 5% 안팎인 바른미래당 지지율을 얼마만큼 끌어올 수 있을지에 대한 밑그림까지 그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은 12월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안에 창당이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변혁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인 유 의원은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늦어도 연내에는 창당을 완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탈당은 변혁 바른정당계 의원 8명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6명은 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의원직을 던져가면서까지 탈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더구나 일부 안철수계 의원들은 현재 변혁의 취지나 방향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이견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안 전 대표가 변혁에 동참할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변혁 안철수계 한 의원은 "안 전 대표는 개혁보수를 존중하지만 본인은 개혁보수가 아니다"며 "현 사회의 여러 난제나 모순을 하나의 이념적 관점에 놓고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수가 모여야 한다' 혹은 '진보가 모여야 한다'는 것은 안 전 대표 입장에서 굉장히 후진적인 사고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인 권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련 현안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은 정기국회 종료 시점과 많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은 필요한 절차가 있기 때문에 시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가 24일 방미를 마치고 귀국하는 만큼, 변혁의 다음 공식 회의는 26일로 잠정 확정됐다. 현 원내대표실이 사실상 변혁 공식 회의장이 된 가운데, 오 원내대표는 변혁의 대표로서 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변혁 내부의 이견 결집과 보수통합 및 연대 논의, 신당 청사진 모색과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등이 오 원내대표가 귀국 후 풀어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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