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 정책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사법‧정치 개혁 법안에 반발하여 이틀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황제 단식’이라고 비판했다. 단식 전날 영양제 주사를 맞았다는 것과 단식현장에서 일부 당직자들에게 당번을 서게 한 것이 비판의 골자다.

황 대표는 전날 돌연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이후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단식 하루전날 영양제 맞은 황교안 대표’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황 대표가 한 남성과 웃으며 찍은 사진과 함께 ‘황교안 대표님 A의원에서 영양제 맞고 갔습니다’라는 문구가 게재돼 있었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시각은 지난 19일 오전이었는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황 대표가 단식에 대비해 영양제를 맞은 것 아니냐” “몸은 알아서 잘 챙긴다”는 식의 댓글들이 달렸다.

자유한국당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
자유한국당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

이와 관련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황교안 대표는 ‘죽기를 가오하겠다’며 결기를 강조했지만, 황 대표가 맞았다는 영양제 소식과 국회 경내에 든든하게 처진 농성 천막, 황 대표의 좌우를 둘러싼 전기난로를 보면 허탈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수사처 설치법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자유한국당의 ‘단식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가 공개되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배정표에는 국회 본관 앞에 설치된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지키며, 근무해야 하는 당직자들의 이름이 시간대별로 적혀있다. 주간(오전 8시~오후 8시)과 야간(오후8시~익일 오전 8시)으로 2교대 하는 시스템이며, 단식을 시작한 2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계획이 세워져 있다.

보초를 서는 당직자들은 천막 주변에 접근하는 거동수상자들을 제어하는 역할 뿐 아니라, 30분마다 황 대표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황 대표의 취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소음을 막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 대표의 기상시간인 3시 30분대엔 철저히 근무하라는 수칙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배정표 끝에는 ‘당대표님 지시사항임’이라고 적혀있어, 이를 황 대표가 직접 지시한 내용임을 확신케 했다. 무엇보다 과거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 동안에는 이 같은 조치가 없었다는 점과 비교해 ‘황제단식’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폐를 많이 끼치는 건 처음 본다”며 “국민에게 폐 끼치고, 정치권과 자기 당에 폐 끼치고, 하위 당직자에게 폐 끼치는 단식을 뭐하러 하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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