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청소기의 전성시대다. 올해 들어 무선 진공청소기의 판매량이 유선 진공청소기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LG전자에서 출시한 '코드제로 A9' 블러썸 핑크. 해당 모델 판매 수익금은 유방암 환자 후원에 쓰였다. /LG전자
올해 들어 무선 진공청소기의 판매량이 유선 진공청소기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LG전자에서 출시한 '코드제로 A9' 블러썸 핑크. 해당 모델 판매 수익금은 유방암 환자 후원에 쓰였다. /LG전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사용하기 간편한 무선청소기의 인기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무선청소기 전성시대’다. 업체들도 강화된 흡입력 등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유선청소기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생활가전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진공청소기다. 진공청소기는 1901년 영국에서 흡입식 제품이 처음 발명되면서 등장하게 됐다. 한국에는 1960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선 진공청소기가 대중적으로 사용됐다. 

유선청소기의 보조기기로 치부되던 무선청소기가 약진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다이슨이 무겁고 큰 기존 유선청소기의 대체제로 내놓은 ‘V’ 시리즈가 ‘직구 열풍’까지 불면서 세계 무선청소기 시장은 최근 연간 20~30%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 청소기 판매량은 ▲2016년 50만대 ▲2017년 70만대 ▲2018년 100만대 ▲2019년 140만대(추정치)이다. 3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2015년 국내 첫 무선청소기로 관심을 모은 LG전자 ‘코드제로’ 시리즈가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다이슨이 2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근소한 차이로 다이슨이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청소기 ‘제트’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선청소기와 무선청소기 판매량이 비슷했는데, 올해 들어 유선청소기의 판매량을 무선청소기가 역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유선청소기를 판매하고는 있지만 신제품을 거의 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도 무선청소기 '제트'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출시된 '제트' 민트색 제품을 소개하는 모델의 모습. 민트 색상을 선택한 것은 2030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무선청소기 '제트'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출시된 '제트' 민트색 제품을 소개하는 모델의 모습. 민트 색상을 선택한 것은 2030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은 LG전자와 삼성전자, 다이슨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보급형 모델은 ‘차이슨’(차이나+다이슨의 조어)으로 알려진 디베아,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무선청소기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 가전업체들은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레이캅코리아, 신일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다이슨, 일렉트로룩스, 디베아, 테팔 등 외국 기업들도 신제품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이 무선청소기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단연 ‘간편함’ 때문일 것이다. 무선청소기는 유선청소기처럼 무겁거나, 넓은 곳을 청소할 때 일일이 코드를 뺐다 꽂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또 무선청소기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흡입력과 사용시간도 이제는 상당히 개선돼 유선청소기를 대체할 수준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초기보다 무게도 가벼워져 사용하면서 무리가 가지 않고, 최근에는 물걸레 기능도 추가됐다. 

LG전자, 삼성전자, 다이슨 등의 무선청소기가 프리미엄급임에도 인기가 높은 것은 가격보다는 간편함을 추구하는 주 구매층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취를 시작하거나 결혼을 하면서 청소기를 구매하는 2030세대가 가볍고 디자인이나 색상이 눈에 띄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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